292화. 농간
육씨 가문은 평주에서 첫째나 둘째까지는 못 된다 하더라도 열 손가락 안에는 들어가는 가문이었다. 벼슬을 하는 자제가 있고, 가산이 풍부하며, 가세가 흥한 대가족이라 아무나 쉽게 건드릴 수 없었다. 그들에게 도전할 수 있는 사람은 손에 꼽을 수 있을 정도로 적었다. 육함이 눈을 반짝이며 속삭였다.
“내 생각에도 뭔가 좀 이상하오. 만약 누군가가 무슨 짓을 꾸미려 했던 거라면 이렇게 일찍 모습을 드러내면 안 되는 거지 않소. 설마 우리가 알게 돼서 대비해도 상관없다는 건가?”
임근용이 말했다.
“그것까지는 나도 잘 모르겠네요. 그저 한번 떠보고 싶었던 걸지도 모르죠. 아무래도 당신이 사람을 시켜 조심스럽게 알아봐야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여지가 가져온 소식에 근거해 추측해 보면 과부 손씨가 목을 매달아 죽게 만든 가장 큰 요인은 두 모자가 생계를 의지하고 있는 가게를 빼앗겼기 때문일 터였다. 이후 원한에 사로잡혀 있는 그녀를 누군가가 옆에서 부추겼을 것이고 잠시 생각을 잘못한 그녀가 그런 막다른 길로 접어들었을 가능성이 컸다.
글을 모르는 과부와 어린 아들을 속이는 건 너무 쉬웠다. 관련된 사람들을 매수해 육함이 발행한 것이라고 말하며 배상 문서와 토지 매매 계약서를 내밀고 두 모자를 달래서 도장을 찍게 하면 육함도 함정에 빠뜨리고 과부 손씨도 죽게 만들 수 있었다. 그런 다음 여러 사람을 거쳐 손씨네 친척들을 매수해 소란을 일으키게 부추기면 육함은 큰 곤경에 빠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복잡한 계략은 아니었지만 아주 악독하기 그지없었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은 그저 임근용의 추측일 뿐이라 구체적인 사안은 육함이 조사를 해 봐야 알 수 있었다.
육함이 잠시 생각해 보다가 입을 열었다.
“누가 뭘 하려 했든, 또 그것이 선의든 악의든, 이 모든 건 당신이 나한테 그 과부 모자를 다루는 게 쉽지 않을 거라는 걸 알려준 덕분이오. 일을 길게 끌면 문제가 생기게 마련이니 최대한 빨리 조사해 보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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