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5화. 성심(誠心)
충무장군부 둘째 공자가 무릎을 꿇고 있다는 사실을 근숙군주가 알게 된 건, 그로부터 한 시진 후였다.
근숙군주는 마음이 약해졌고, 명군왕은 충무장군부 둘째 공자의 무술 실력이 형편없었다고 했다. 명군왕을 둘러싼 무리들 중에 충무장군부 둘째 공자가 있긴 했지만, 주먹으로 명군왕을 때리지도 못했고, 오히려 명군왕이 둘째 공자를 발로 찼다.
그러니 따지고 보면 충무장군부 둘째 공자는 억울한 편이었는데, 잘못을 인정하는 태도도 이렇게 좋으니, 근숙군주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명군왕이 직접 충무장군부 둘째 공자를 일으켜주었고, 모든 의혹이 말끔히 풀리자, 충무장군부 둘째 공자가 잘못을 뉘우치고 용서를 빌었다는 사실은 온 경도로 퍼져나갔다.
그리고 많은 대신들이 아침에 근숙군주부의 앞을 지나가면서, 그 광경을 보았다.
잘못을 고칠 줄 아는 청년에게, 대신들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아침 조회시간에 몇몇 대신들은 이 일을 황상에게 보고했다.
잘못을 뉘우치고 용서를 빌었다는 말에, 충의백은 흥분을 했고, 작위를 회복할 수 있으리라 확신했다.
그러나 웃음을 참지 못하던 입가가 굳기 시작했다. 대신이 말한 잘못을 뉘우치고 용서를 빌었다는 사람은, 충무장군부 둘째 공자이기 때문이었다!
충의백부 큰공자가 아니고!
충의백은 잘못 들은 줄 알았다. 그리고 다른 한 사람, 충무장군도 잘못 들은 줄 알았다.
충무장군은 아들이 어젯밤 들어오지 않아, 잠들기 전까지 이를 갈았다. 만약 야간 통행금지만 아니었다면, 하인을 시켜서 아들 녀석을 잡아끌고 들어와 들들볶을 생각이었다.
그런데 며칠만 때리지 않아도 사고를 치던 몹쓸 아들 녀석이, 생각지도 못하게 철이 들어 잘못을 뉘우치고 용서를 빌다니.
분명 어젯밤 조상님들이 충무장군의 기도를 들어주신 것이었다. 그렇지 않고서야 아들 녀석이 이렇게 갑자기 철이 들 수는 없었다.
충무장군이 넋을 놓고 있는데, 누군가가 갑자기 충무장군을 살짝 밀었다. 등 뒤에 있던 대신이 웃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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