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6화. 소란을 피우다.
청운이 고개를 들자, 멀지 않은 곳에서 남자가 다가왔다.
그 남자는 용포(龍浦)를 입고, 얼굴이 훤칠했으며, 손에 자단옥 부채를 들고 천천히 부치며 다가왔다.
남자와 임랑군주의 눈썹과 눈이 아주 닮았다. 그리고 남자는 열여덟에서 열아홉 정도 되어 보였는데, 아마 임랑군주의 오라버니인 동왕부 세자(世子)일 것이었다.
남자가 가까이 다가오자, 임랑군주는 얌전히 인사를 했다.
“오라버니, 언제 경도에 오신 거예요?”
동왕부 세자는 임랑군주를 한 번 보고, 가벼운 말투로 꾸짖었다.
“내가 만약 경도에 돌아오지 않는다면, 네가 어떤 사고를 칠지 어떻게 아느냐?”
임랑군주는 억울했다.
“누가 사고를 쳐요. 사고는 진남후부 큰도련님이 친 거죠!”
동왕부 세자가 웃겼다. 동왕부 세자는 손에 든 부채를 써서, 애정 어린 손길로 임랑군주의 이마를 때렸다.
세게 때리지는 않았지만, 임랑군주는 아프다고 소리를 쳤다.
“오라버니, 아파요!”
이렇게 애교를 떨며 약한 모습을 보이는 임랑군주와, 방금 목청유의 뺨을 내리친 임랑군주를 같은 사람이라고 보기 어려웠다.
동왕부 세자는 임랑군주의 말을 무시하고, 청운에게 말했다.
“동생이 철이 없어서 셋째 아가씨에게 못 볼 꼴을 보였소.”
동왕부 세자의 말투는 삼월의 봄바람처럼 부드러웠다.
청운이 웃으며 말했다.
“남매 사이의 우애가 깊어서 보기 좋네요.”
동왕부는 경도에서 진남후부와 흥국공부, 그리고 헌왕부에 비할 가문은 절대 아니었다. 그래도 동왕부를 무시할 수는 없었다.
특히 다른 사람들이 동왕부를 무시해도, 진남후부는 그럴 수 없었다.
동왕은 대금조의 철광석 제련에 관한 권리를 쥐고 있었다. 대금조의 병기(兵器)를 만들 때 쓰는 철은, 모두 동왕부에서 책임을 지고 경도로 들여왔다.
이런 상황에서 흥국공이 십만 대군을 쥐고 있으니, 동왕부와 손을 잡아 서로를 돕는다면,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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