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화. 저를 거두어 주세요
잠시 후, 상대가 몸을 움찔거렸다.
“미안하군. 내가 몸을 다쳐서 하는 수 없이 이곳으로 들어왔다. 후환은 없을 것이니 염려 말아라.”
약간 쉰 듯한 목소리는 분명 여인의 목소리였다.
잠시 후 상대가 복면을 벗었는데 예상대로 여인이었다. 여인은 유옥생에게 악의가 없다는 것을 알리려고 일부러 복면을 벗은 것 같았다.
스무 살 정도 되어 보이는 여인은 부상 때문인지 낯빛이 창백했다. 아마 이 여인은 적을 제거했지만, 그 과정에서 몸을 다쳤고 우연히 이곳을 지나가다 들어온 모양이었다.
유옥생이 고개를 갸우뚱하며 물었다.
“제가 그런 말을 다 알아들을 수 있을 것처럼 보여요?”
“네 나이의 꼬마가 이런 상황에서 이렇게 냉정할 리 없다는 건 알지.”
사실 유옥생은 ‘후환’이라는 단어를 알아들었다.
“여기서 추위를 피하려고요?”
“치료까지 해 주면 더 좋고, 꼬마 의원님.”
‘어쩔 수 없이 이곳에 들어왔다더니, 다 알고 일부러 찾아온 거네.’
“일단 들어오세요.”
유옥생이 길을 터주며 그녀를 안으로 들어오게 했지만, 부축해주는 것까지는 무리였다. 여인은 자리에서 일어나 아늑해 보이는 방 안으로 힘겹게 걸어갔다.
여인이 유옥생의 앞을 지나며 작게 말했다.
“고맙다.”
“저를 문제에 휘말리게 하지 마세요.”
“약속할게.”
그 말이 사실이든 아니든 유옥생에게는 현재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
그녀가 안으로 들어간 뒤, 유옥생은 그녀가 방금 앉아있던 곳을 슬쩍 훑어보았다. 다행히 눈 위에도 담벼락에도 피나 다른 흔적이 남아있진 않았다. 그제야 유옥생은 마음을 놓았다.
“아무도 따라오는 사람은 없었어.”
여인이 유옥생의 걱정 가득한 표정을 보며 해명했다.
“네.”
유옥생이 등불을 탁상에 올려놓으며 말했다.
“상처 좀 살펴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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