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4화. 진작에 손을 써놨겠지
잠시 후, 풍청백은 유옥생을 안은 채 깊은 산속으로 향했다. 도성은 진입할 수가 없고, 성문과 항구는 이미 폐쇄되었기 때문에 지금 그곳으로 가는 건 자살행위였다. 설청련 역시 천의와 함께 두 사람의 뒤를 따랐다.
“산속에는 벌레가 많단 말이오. 도성에 들어갈 거 아니었으면 뭐 하러 나한테 가면을 만들라고 한 것이오?”
“아무리 얼굴을 바꿔도 신분을 제대로 밝히지 못하면 걸리는 건 시간문제다.”
“나에게는 약이 있잖소.”
‘저기요, 저는 귀의라고요. 독약의 시조요.’
“네 독약이 화살처럼 멀리 나가느냐?”
“…….”
그렇게 생각해 보니 아무리 약을 뿌려도 사방에서 화살이 날아오면 아무 소용도 없지 않은가?
설청련은 조용히 걸음 속도를 올렸다.
“복덩이, 그나저나 어떻게 그 개자식한테서 도망 나온 것이오? 그 자식이 괴롭힌 거 아니오?”
“괴롭혔죠.”
유옥생이 고개를 돌려 이를 훤히 보이면서 웃었다.
‘뭘 저리 당연한 질문을 하고 있어?’
“그때 선래를 그냥 죽였어야 했는데.”
설청련이 후회하며 말했다.
‘만성 약은 무슨. 그냥 그때 죽였으면 지금 이렇게 도망 다닐 필요도 없었을 텐데.’
선래의 이야기가 나오자, 천의가 고개를 쑥 내밀었다.
“진짜 선래 언니가 여러분을 괴롭혔어요?”
“언니는 무슨. 그 인간은 본인이 키우는 벌레들보다 더 독한 인간이다. 네가 언니라고 부르는 그 사람은 벌 뒤에 달린 침 같은 인간이라고.”
“…….”
‘내가 아는 선래 언니는 그런 사람이 아닌데. 어쩌면 내가 진짜 선래 언니를 제대로 아는 게 아닌 걸까?’
천의는 예전에 선래를 몇 번 만난 적이 있었는데, 매번 선래는 그녀에게 매우 친절했다. 하지만 설청련이 선래를 좋아하지 않는 것을 눈치챈 천의는 굳이 그녀 이야기를 꺼내지 않기로 했다. 그리고 엄연히 따지면 천의도 선래와 그리 친한 사이가 아니었다.
‘만약 선래 언니가 설청련을 적으로 생각한다면, 나는 설청련 편을 들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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