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7화. 자수 신발
중매인은 유명한 관매(*官媒: 관의 소속으로 중매하는 사람)였고 낯짝이 두껍고 말솜씨가 능숙하여 시들한 관계도 되살릴 정도였다. 그녀는 단 노부인의 조금 어두운 표정을 보고도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중매인은 겁낼 필요가 없었다.
그녀는 목은백의 부탁으로 혼담을 꺼내러 온 것이었다. 목은백이 어떤 집안이던가? 귀비마마의 친가였다. 위국공부가 아무리 문턱이 높다 해도 부계와 연을 끊은 사촌 아가씨에게 혼담을 꺼내는데, 저를 쫓아낼 리 있겠는가?
“노부인, 보십시오. 화 공자는 훌륭한 인재이고 목은백부의 독자(獨子)입니다. 차기 목은백이 될 후계자이지요. 아가씨께서 절대 손해 보지 않을 겁니다.”
단 노부인의 표정은 몹시 어두웠다.
“노신(老身)이 듣기로는 목은백에게 아들이 없어 둘째 집안의 화 공자가 두 집안을 책임져야 한다던데.”
중매인이 급히 웃으며 말했다.
“어찌 그런 걸 걱정하십니까. 제가 화 공자의 혼담을 나누러 온 것도 목은백 부인께서 부탁하신 일입니다. 아가씨께서 화 공자와 혼인하시면 큰집 며느리이자, 예비 목은백 부인이 되시는 겁니다.”
단 노부인이 찻잔을 들었다.
“노신의 외손녀는 서툴고 둔하여 그런 복잡한 관계는 관리하지 못한다. 이만 돌아가게나.”
‘목은백 부인? 위국공 부인이라 해도 안 되지! 내 외손녀가 그런 고생을 하게 둘 순 없어!’
중매인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
“노부인, 그러지 마시고 이걸 좀 보세요.”
중매인이 품속에서 뭔가를 꺼내더니 무언가를 둘러싼 비단을 보물 다루는 것마냥 조심스럽게 풀었다.
단 노부인과 한 씨는 저도 모르게 그것을 빤히 쳐다봤다.
비단이 풀어지자, 안에 정교한 자수 신발이 보였다.
“이건―”
단 노부인은 눈을 가늘게 떴다. 왠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중매인이 입을 오므리며 웃더니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말했다.
“노부인, 이건 사촌 아가씨의 자수 신발입니다.”
단 노부인의 안색이 크게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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