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8화. 복숭아꽃보다 아름다운 너
두 사람의 거리가 가까운 탓에 정미는 정철의 몸에서 전해져오는 은은한 향기를 느낄 수 있었다. 이런 시원하면서도 은은한 향기는 정미에겐 그 비싼 화로수(花露水)들보다 더욱 향기로웠다.
정철의 머리카락에서는 아직도 물이 흘러 정미의 손등에 뚝뚝 떨어졌다.
정미는 저절로 방금 소매의 말이 떠올라 장난스럽게 말했다.
“오라버니, 내가 머리 말려줄게.”
“괜찮아. 곧 있으면 마를 거야.”
정철은 잠시도 고민하지 않고 거절했다.
정미는 기다랗고 아름다운 눈매로 그를 쳐다보며 차갑게 코웃음 쳤다.
“그럼, 소매가 말려주기를 원하는 거야? 알았으면 조금 늦게 왔을 텐데.”
정철은 얼떨떨했다.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정미는 답답함에 목소리를 높여 외쳤다.
“소매, 어서 들어와서 둘째 공자의 머리를 말려줘.”
잠시 후 문발이 흔들리더니 소매가 쟁반을 들고 들어왔다. 쟁반 위에는 깨끗하고 두꺼운 수건과 단향목으로 만든 빗이 있었다.
소매는 두 사람 앞으로 와서 쟁반을 옆에 내려놓고는 수건을 들고 말했다.
“공자, 우선 머릿밑에 수건을 두르세요.”
정철은 원래 소매의 시중을 잘 받지 않았기에 어색했고, 옆에 이상한 태도의 여동생이 있으니 더욱 마음이 불편해 담담하게 말했다.
“소매, 물건만 내려놓고 우선 나가보거라.”
소매는 입을 꾹 다물다가 정미를 흘끗 쳐다봤다.
정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방금은 홧김에 소매를 불러들인 거였지만, 소매가 오라버니에게 친절하고 따뜻하게 대하는 모습을 두 눈으로 직접 보게 되니 더욱 마음이 답답해졌다.
정미가 아무 반응을 하지 않자, 소매는 ‘예’하고 대답하고는 조용히 물러났다.
“미미―”
정철이 말문을 열자, 정미가 큰소리를 쳤다.
“뒤돌아서!”
“응?”
“얼른.”
정미가 그를 노려봤다.
정철은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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