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0장. 한평생을 기다려왔어
제나라의 천옥은 황궁의 서쪽에 자리해 있었는데, 다른 말로는 지옥(地牢)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지하에 지어진 이 감옥은 햇빛이 들지 않아 몹시 어두컴컴했다.
이곳은 현재 임시로 초연성이 관리하고 있었다. 수하는 서둘러 초연성을 찾아가 진 태부가 직접 천옥을 찾아왔다고 아뢰었다.
그런데 철문 앞에는 진형뿐만 아니라 진운서도 있었다. 천옥은 피비린내가 풍기는 음산하기 짝이 없는 곳이라, 젊은 여인이 들어가기에 마땅한 곳이 아니었다.
“진 대소저는 밖에서 기다리시는 게 좋겠소. 진 태부, 이쪽으로 오시오.”
초연성은 그렇게 말하며 손을 앞으로 내민 다음 곧장 진운서의 앞을 막아섰다.
“초 군왕, 저도 아버지를 따라갈게요.”
낮은 목소리로 말한 그녀가 곧 초연성의 옆을 돌아 안으로 들어갔다.
“군왕, 들어가서 몇 마디만 하고 금방 나오겠습니다. 제 여식은 어려서부터 이런 광경을 많이 보아서 무서워하지 않을 겁니다.”
말을 마친 진형은 읍으로 예를 올린 뒤 감옥 안을 향해 걸어갔다. 진운서 역시 얼른 그 뒤를 따랐다.
초연성은 두 사람의 뒷모습을 보며 미간을 찌푸렸다. 이곳은 평범한 감옥이 아니었다.
도무지 마음을 놓을 수 없었던 그는 서둘러 그들을 따라 안으로 들어가면서 수하에게 초를 몇 개 꺼두라고 명했다. 이렇게 함으로써 차마 보기 힘든 광경들을 감출 생각이었다.
진운서는 천옥의 가장 넓은 길을 따라 안으로 걸어갔다. 양쪽에는 감옥에서 쓰는 수많은 기구가 놓여 있었다. 가죽 채찍, 쇠사슬과 발이 세 개 달린 동인(*銅印: 동으로 만든 도장) 등은 모두 죄인을 심문할 때 사용하는 물건이었다.
어디선가 늑대가 울부짖는 듯한 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진운서는 그것이 늑대의 울음소리가 아니라, 서부의 장(藏)족 지역에서 키우는 대형견의 일종인 장오(*藏獒: 티베탄 마스티프)의 울음소리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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