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화. 부처와 인연은 없다 (3)
천월과 용경은 각각 모한과 현가의 품에 안겨 하늘을 날았다. 그리고 천월은 이제야 아까 있던 그곳이 달마대사의 사당임을 깨달았다.
얼마 전 남산 정상에서 영은 대사가 논법을 한 곳을 봤었는데, 이렇게 상공을 날고 있으니 그곳이 어딘지 짐작이 갔다. 이내 천월은 커다란 한숨과 함께 속으로 중얼거렸다.
‘그래, 이렇게 살아 있는 게 어디인가!’
천월이 곧 모한에게 힘없이 말했다.
“오라버니, 나 너무 배고파요. 사랑채에 도착하면 먹을 것부터 주세요.”
“그래, 알겠다.”
모한이 고개를 끄덕였다. 천월은 조용히 생각에 잠겼다. 3일 넘게 갇혀 겨우 목숨을 부지했지만 그래도 손해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공력은 이미 모두 소진됐지만, 용경을 구했고 게다가 금불상 까지 얻었다. 앞으로 먹고살 걱정까지 덜게 되었으니 이 얼마나 벅찬 3일이었던가. 그러나 자신을 최정인에 중독 시킨 사람은 반드시 잡아내 살아있는 게 차라리 죽는 것보다 못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 * *
네 사람이 떠난 후 야천경은 산산조각 나버린 팔찌를 고이 품에 안아들었다. 그러곤 그 곁에 두 동강 나버린 비녀 역시 그녀의 것임을 알아차리고 고이 품에 안았다. 그 모습에 야천욱이 살짝 눈썹을 꿈틀거리며 물었다.
“태자 형님, 왜 망가진 물건들을 줍는 것입니까? 설마 이것들을 고쳐 줄 사람을 찾고 계신 건 아니지요? 특히 옥의 경우 한번 깨지면 복구할 방법이 없습니다. 복구 된다 해도, 예전의 모양으로 복구되지도 않을 거고요.”
“이 옥팔찌는 초대 황제폐하께서 천성의 초대 황후마마께 하사한 마음이다. 단순한 옥팔찌가 아니다. 그리고 100년 동안 전해져 내려온 것이니 일단 아바마마께 보여드리고 아바마마의 결정에 따라야 한다.”
“그럼 월 누이의 부러진 비녀는요? 그것도 아바마마께 보여드리려는 겁니까? 그 비녀는 황후마마께서 남기신 물건이 아니라 월 누이의 것이 아닙니까.”
야천욱이 곧바로 야천경의 말을 되받아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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