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5화. 넘치는 패기 (2)
마차는 어느새 운 왕가 앞에 당도했다. 현재는 사시(*巳時: 아침 9~11시), 오시(*午時: 아침 11시 ~ 오후 1시)가 되려면 한 시진이 남은 상태였다.
운 왕가 대문 앞엔 이미 소식을 듣고 운리와 7공주가 가솔들을 데리고 천월과 용경의 행차를 기다리고 있었다.
마차에서 내린 두 사람은 마치 쏟아지는 광채를 안고 내리는 듯했다.
운리와 7공주는 물론, 대문 앞에 서 있던 운 왕가 가솔들과 하인들 모두가 휘둥그레진 눈으로 숨을 쉬는 것조차 잊은 듯 두 사람을 바라봤다.
하긴 십몇 년을 매일 같은 모습으로 지내다 갑자기 바뀐 모습에 스스로도 적응이 안 될 정돈데 남들은 오죽할까. 천월도 민망함에 픽, 웃으며 헛기침을 했고 그 소리에 운리도 정신을 차리고 미소를 보였다.
“누이야! 경 세자, 오셨습니까.”
“형님!”
용경은 미소를 지으며 운리에게 정중히 인사했다.
이제 한 가족이 되긴 했지만, 용경의 신분이 워낙 고귀하고 존귀한지라 운리는 더 예를 다해 용경에게 인사를 올렸다.
“네, 매제. 일찍부터 조부님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이내 7공주가 다정히 웃으며 천월에게 팔짱을 꼈다.
“네, 아침부터 조부님께서 두 분을 기다리고 계세요. 얼른 들어가요.”
천월도 웃으며 운리, 용경의 뒤를 따라 걸었다.
“천월, 하마터면 못 알아볼 뻔했어요. 너무 예쁜데요?”
7공주의 칭찬에 천월이 멋쩍게 웃었다.
“이런 모습 처음이라 많이 놀랐죠? 뭐 변한 건 없어요. 난 그대로니까요.”
7공주는 앞서 걷는 용경의 뒷모습을 보며, 천월에게 조용히 속삭였다.
“아바마마께서 왜 천월을 그렇게 황실에 들이려 했는지 이제야 알겠어요. 지금 천월은 낙요 공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워요. 온 천하를 뒤져도 천월보다 황후의 품격을 갖춘 인물은 찾아내지도 못할 거예요.”
천월도 그제야 용경이 왜 자신이 이렇게 치장하는 걸 더 이상 반대하지 않는지 알 것 같았다. 이제는 적응할 필요가 있는 일도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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