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9화. 동방화촉 (2)
천월도 용경에게 포근히 몸을 기댔다.
아직도 천월에겐 연지주의 여운이 감돌았고, 현재 그녀의 몸은 불덩이처럼 뜨거워서 차가운 한겨울 밤도 상쾌하고 시원하게 느껴졌다.
얼마 지나지 않아, 용경은 성벽 가장 높은 곳에 사뿐하게 착지했다.
“관성대로 가는 거 아니었어요? 왜 여기로 데려왔어요?”
“여기가 불꽃놀이를 구경하는 데 최적의 장소야.”
천월은 이해가 가질 않아 고개를 갸우뚱했다. 그러고 보니 집들이나, 좁은 거리에도 다 불이 켜져 있는데 유독 여기만 어두컴컴한 것 같았다.
“여기가 가장 좋은 자리라고? 전혀 안 그래 보이는데요?”
“조금만 있으면 알게 될 거야.”
천월도 어차피 어디서 보든 마찬가지란 생각에 딱히 거절하지 않았고, 용경은 천월을 안고 자리에 나란히 앉았다.
곧이어 멀리 관성대에서 불꽃이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불꽃은 별빛 하나 뜨지 않은 짙은 밤을 별처럼 환하게 수놓았다.
“당신 말이 맞네요. 불꽃 구경하긴 최고의 장소야. 여기만 특별히 어두워서 불꽃이 제일 잘 보여요!”
용경은 옅은 미소로 고개를 끄덕였고, 천월은 맑은 눈망울에 쏟아지는 불꽃을 담았다. 저 불꽃이 꼭 활활 타오르는 천월의 마음을 대변하는 듯했다.
이내 용경은 고개를 돌려 천월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연지색으로 물든 천월의 양 볼, 호수처럼 맑은 눈동자는 너무도 순수하고 사랑스럽게 보였다.
* * *
불꽃은 약 반 시진 정도 하늘을 장식하다 서서히 멈췄다.
그리고 천월은 이제야 관성대에 모인 사람들 모습을 똑똑히 볼 수 있었다. 가장 선두엔 익숙한 인영이 있었고, 천월을 바로 용경에게 시선을 돌렸다.
용경도 천월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갑자기 입술을 뗐다.
“운천월, 너 혹시 회임했어?”
천월은 순간 멍해졌다.
“회임했어?”
다시 같은 물음이 반복되자, 천월이 황당한 듯 용경을 쳐다봤다.
“무슨 헛소리야? 내가 어떻게 회임을 해요?”
‘회임하고 싶어도 회임할 수조차 없었잖아!’
“아닌데, 너 회임했잖아.”
Apoie seus autores e tradutores favoritos em webnove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