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3화. 무심코 발견한 인재 (3)
점심을 다 먹고 나니 어느새 오후가 됐고, 천월은 떠날 채비를 했다.
“앞으로 이백 리를 더 가야 자월성인데, 타고 온 말이 아무리 좋은 말이라도 위험해요. 곧 있으면 해가 져 산길도 험하니, 여인 홀로 밤길을 걷는다는 게 영 마음이 놓이질 않아. 아니면 내일 아침 다시 출발하는 게 어떻겠습니까?”
심삼덕의 권유에, 노부인 묘씨도 다급히 천월을 말렸다.
“그래요, 낭자. 내일 아침에 가는 게 좋겠어요.”
심초도 딱히 말은 하지 않았지만, 자고로 무언이 곧 긍정이 아니겠는가.
천월도 곰곰이 생각을 하니, 어차피 두옥의 목적을 지켜봐야 하므로 조금 더 있다가는 것도 나쁘진 않다는 생각을 했다.
천월이 남기로 하자, 세 가족 모두 기뻐했다. 묘씨는 환히 웃으며 설거지를 하러 갔고, 심초는 불을 때러, 심삼덕은 천월의 말을 마당으로 끌고 왔다.
천월은 방에서 물을 마시며 밖에서 각자 분주히 일하는 가족을 바라봤다.
잠시 후, 천월은 종이와 붓을 꺼내 용경에게 서신을 썼다. 내용은 당연히 심초에 관한 것이었다. 그녀는 서신을 금세 다 썼고, 다 쓴 다음엔 묵국에게 건넸다.
그런데 이번에 묵국은 서신을 받고 약간 머뭇거리다 입을 열었다.
- 아가씨, 경 세자께서 만약……, 음……. 저, 여기서 묵지 말고 은월성으로 돌아가시는 건 어떻습니까? 어차피 50리 길이라, 이 정도는 말도 딱히 무리가 되진 않을 겁니다. 혹 다시 돌아가는 게 싫으시면 얼른 이백 리를 달려 자월성에 가 쉬시는 게…….
묵국은 간신히 말을 이었지만, 천월은 눈만 흘기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에 묵국이 조금 더 낮은 소리로 천월을 불렀다.
- 아가씨?
- 오늘 밤은 여기서 묵기로 결정했어. 묵국, 넌 내가 쓴 서신만 잘 전달해 주면 돼. 용경은 내게 뭐라고 하지도 않을 거고, 어쩌면 내가 무심코 인재를 발견해서 고마워할지도 몰라. 심초는 정말 보기 드문 인재거든. 훗날 경 세자도, 심초도 서로에게 큰 힘이 될 수가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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