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8화. 흑심이라도 좋아 (2)
야경염도 덩달아 눈을 흘기다가, 순간 뭔가 떠오른 듯 갑자기 탁자에 엎드려 비밀스럽게 속삭였다.
“월 누이, 내가 오늘 누굴 만났는지 알아?”
천월이 눈썹을 까딱였다.
“누굴 만났는데요?”
“아주 귀한 손님!”
천월이 눈을 깜빡이며 야경염의 말을 곱씹었다.
“귀한 손님이요?”
“응, 아주 존귀한 손님이지. 월 누이, 누구인지 궁금하지 않아?”
뜸을 들이는 야경염에게서 토끼를 유혹하는 늑대의 모습이 겹쳐졌다. 그에 천월은 살짝 콧방귀를 뀌며 고개를 돌렸다.
“참 말이 많다니까!”
“안 궁금해? 월 누이, 안 궁금한 척 하지 마!”
야경염이 눈을 부릅떴다.
“이제 돌아가세요!”
천월이 나른히 하품을 하는 것을 보고, 별 관심이 없는 것 같아 야경염도 금세 흥미를 잃었다. 이내 야경염도 하품을 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래, 요즘 제대로 먹지도, 자지도 못했더니 너무 피곤하다. 돌아가 눈 좀 붙여야겠어. 월 누이, 방울을 맨 사람이 풀어야 한다는 말이 있지? 네가 바로 내게는 방울을 맨 사람이야.”
그가 떠나며 마지막으로 남긴 말에 천월이 물끄러미 눈으로 그의 뒷모습을 쫓았다. 야경염은 고개 한번 돌리지 않고 천월각을 완전히 빠져나갔다.
그의 모습이 완전히 사라지자 천월은 손가락으로 가볍게 탁자 위를 두들기며 생각에 잠겼다. 방은 금세 탁자를 두드리는 일정한 소리로 가득 찼다.
‘귀한 손님이라고? 귀한 손님…….’
천월은 초승달처럼 눈을 가느다랗게 뜨고 생각하다가 홀연 눈을 반짝였다.
크게 떠진 눈 속엔 찬란한 별빛 같은 광채가 모여들고, 천월의 입 꼬리도 서서히 하늘로 치솟기 시작했다.
‘소칠이 왔구나!’
용경은 천월에게 그 누구보다 귀중한 세상 그 자체였다. 반면 소칠은 전생에서 현생까지 시공간을 뛰어넘은, 또 생사의 계곡을 함께 헤쳐 온 특별한 의미의 친구였다. 가족은 아니지만 가족보다 훨씬 더 가까운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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