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9화. 용등호소(龙腾虎啸) (1)
이윽고 천월은 손을 뻗어 천천히 면사를 벗었다.
관성루 천만의 시선은 일제히 천월을 집중했다. 다시 수많은 사람들 앞에 이운의 얼굴이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이운의 얼굴은 결코 절세미인이라 할 순 없는 지극히 평범한 얼굴이었다. 하지만 미간 사이로 피어오르는 영기와 이운만이 가진 차분하고 침착한 분위기는 마치 흰독말풀을 연상케 했다.
이운은 요염하거나 예쁘진 않아도 독성과 위엄을 지닌 분위기가 있었다. 그녀 자체가 부러 위엄을 꾸며대지 않아도 타고나길 자연스레 풍기는 압도감이 있었다. 낭중지추, 그것이 바로 그녀를 가장 잘 설명하는 단어였다.
사람들도 그녀의 분위기에 압도돼 순식간에 그녀를 향한 공경과 존경심을 느꼈고, 감히 생각으로도 그녀를 얕보는 이가 없었다.
이내 사람들 모두가 실로 제압당할까 두렵기까지 한 그녀가 어서 면사를 다시 써주길 바랐다. 이곳에서 그녀를 보고도 딴 세상처럼 평온한 이는 오직 그녀의 부군, 초씨 가주 용경뿐이었다.
“염 소왕야, 잘 보셨습니까? 제가 아직도 소왕야의 지인 같습니까?”
곧 천월이 담담한 눈빛으로 야경염을 바라보며 물었다.
야경염은 거의 넋을 잃은 듯 천월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그녀에게선 아무리 찾아봐도 가면의 흔적은 찾아볼 수도 없었다. 이곳에 있는 사람들 모두가 역용의 고수였고, 야경염도 7년간 타지 생활을 하며 종종 역용으로 얼굴을 바꾸곤 해서 역용에 탁월한 능력을 갖춘 사람이었다.
하지만 지금 천월의 얼굴에선 아무런 흔적도 찾아볼 수 없었다. 야경염의 마음엔 의심의 불씨가 사라졌다, 타오르길 반복했지만 그녀는 부정할 수 없는 순수한 그대로의 인물이었다.
한동안 야경염의 안색이 여러 수십 번을 변모하는가 싶더니, 그가 서서히 뒤로 세 발자국 정도를 물러난 후 천월에게 정중히 예를 갖춰 사과했다.
“본 소왕, 부인께 큰 결례를 범했소. 부인께 정말 미안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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