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novel

623화. 창정의 패배 (2)



623화. 창정의 패배 (2)

천월은 용경을 힐끗 보곤 하마터면 웃음이 터질 뻔했다. 친할아버지 영왕의 앞에서도 저렇게 격식을 갖춘 모습은 보인 적이 없었는데, 보아하니 용경은 외할아버지를 무척이나 존경하는 듯했다.

“써 보거라!”

용경의 외조부가 탁자 위에 있는 선지와 붓을 가리키며 말했다.

천월은 문득 이전 현대 세계에서 다양한 취미를 즐겼던 것이 감사하게 느껴졌다. 때문에 술을 직접 빚어본 건 아니었으나 이론적으론 아주 능숙했다.

곧 천월은 붓을 들고 지금 시대의 양조 기술을 혼합해 술 빚는 비법을 써 내려갔다. 준비 방법과 들어가는 재료, 만드는 과정까지 아주 일목요연하게 작성했다.

용경의 외조부는 시종일관 표정변화 없이 천월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었다.

* * *

일주향(*一炷香: 30분)이 지나, 천월이 붓을 내려놓고 용경 외조부의 눈빛을 자세히 살폈다. 그런 뒤, 아주 달달한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외조부님, 이제 만족하십니까?”

용경 외조부는 고개도 들지 않고 손만 휘저었다.

“너희 둘, 당장 이 방에서 썩 나가거라!”

지금껏 힘들게 비법을 썼는데 이젠 또 썩 나가라고? 천월은 돌아온 대답이 너무도 어이가 없었다.

“뭐 하고 있는 게야? 나가기 싫은 게야? 끌어내야 나갈 것이냐?”

용경의 외조부가 가만히 뚱하게 서 있는 천월을 보고 다시 한 번 소리쳤다. 천월은 당장이라도 저 노인의 수염을 뽑아버리고 싶다는 충동에 사로잡혔지만 금세 그 생각은 강제로 자제시켰다. 천월은 결코 무공에 정통한 저 어르신의 상대가 될 수 없기 때문이었다.

천월이 답답함에 한숨을 폭 쉬던 그때, 용경이 문득 입을 열었다.

“외조부님! 한 가지 잊으신 건 없으십니까?”

“응? 뭘 말하는 것이냐?”

용경의 외조부가 술 빚는 비법이 적힌 종이만 유심히 바라보며 말했다.

“손자며느리에게 첫 대면 선물을 주셔야지요!”

Capítulo Bloqueado

Apoie seus autores e tradutores favoritos em webnove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