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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4화. 환술(幻術) (2)



614화. 환술(幻術) (2)

친할아버지, 친아버지와 같은 시간, 한 공간에 있는 이 느낌……. 천월은 점차 가슴이 뜨겁도록 뭉클해졌다.

천월도 사실 불만은 조금도 없었다. 오히려 기분은 더 좋았다. 그간 부모님 없이 지낸 건 맞지만 상당히 만족스러운 삶을 살았었다. 당시 선택권이 있었더라도 천월은 당연히 홀로 외롭게 남을 할아버지 곁을 택했을 것이다.

그러나 부모님의 빈자리는 세상 무엇으로도 메꿀 수 없는 것이기에 항상 마음속 한구석이 허전했던 건 사실이었다. 그것에 원망이 없다고는 할 수 없으나 그런 마음이 울컥할수록 용경의 말이 떠올랐다. 세상이 어찌 자신이 원하는 대로만 흘러갈 수 있을까.

지금도 매우 만족스러웠다. 최소한 부모님이 다 살아계신다는 것을 알고, 그중 한분은 이미 눈앞에서 이렇게 만지고, 보고, 대화할 수도 있었다.

무엇보다 이제는 긴 오해의 시간도 끝났다. 부모님은 자신을 버린 것이 아니었고, 할아버지의 위협과 약속에 의해 어쩔 수 없이 떨어져 살아야 했던 것이다. 부모님의 진심을 알게 된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오히려 부모님의 존재를 몰랐던 천월 자신보다, 자식을 두고도 가까이 품지도 못했던 부모님의 삶이 더 애처롭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으로 봐도 자신은 이미 넘치도록 충분히 행복한 사람이었다.

“또 궁금한 것이 있느냐?”

운소연도 이미 천월의 울적함이 다 사라진 것을 느끼고 미소를 지었다.

“없어요, 궁금한 거 있으면 그때 또 여쭤볼게요. 왜요? 또 사탕 하나로 때우시려고요? 안 돼요, 처음 만났으니 기념 선물을 주세요!”

천월의 답에, 운소연은 더 활짝 미소를 지었다.

“지금은 아무것도 가진 게 없구나. 말만 해라. 내 다 해줄 터이니!”

“안 돼요! 기념 선물은 바로 주셔야지요! 이걸 주세요.”

천월은 고개를 젓다 운소연의 얼굴을 빤히 가리켰다.

“응? 뭘 말하는 것이냐?”

운소연이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눈을 깜빡거리며 물었다.

“부왕의 환술이요! 저에게 전수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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