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화. 전세가 뒤바뀌다 (1)
황제는 또다시 목구멍에 무언가 걸린 듯 말문이 막혔지만, 이번엔 천월을 꾸짖는 대신 상냥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 경 세자가 먼 길 오느라 고생이 많았을 텐데 월이 네가 짐 대신 잘 챙겨주도록 해라.”
천월은 미소를 지어보였지만 왠지 싸늘한 기분이 들었다. 오늘 황제는 평소와 달리 매우 인자하고 포용심 넘치는 태도를 보이고 있었다.
그렇지만 천월은 다시 용경을 보고 다정하게 물었다.
“목말라요?”
“응.”
천월이 바로 잔을 건네자 용경은 단숨에 물을 들이켰다. 아무래도 심하게 갈증이 났던듯했다.
“배고파요?”
천월이 또 물었다.
“응, 그런데 다른 건 말고 네가 만들어 준 만두가 먹고 싶구나.”
용경이 낮은 음성으로 말했다.
“응, 잠시만 기다려요. 큰 사건 하나만 해결하고 만들어 줄게요.”
천월은 전혀 망설임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용경이 기쁘게 미소를 지었다.
두 사람은 아주 조용한 목소리로 대화를 했다. 워낙에 타인의 눈치를 보지 않는 두 사람인지라 별 상관은 없었겠지만 지금 희당은 매우 조용해서 두 사람의 목소리가 또렷하게 들렸다.
다들 너무도 다정한 천월과 용경의 모습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특별히 친밀한 무언가를 하는 건 아니었지만 잠시도 떨어지기 아쉬워하는 두 사람은 누가 봐도 서로에게 절절한 정인처럼 보였다.
정다운 연인의 주위론 마치 희미한 안개비가 둘러싸고 있는 것만 같았고, 그 안의 두 사람은 오직 서로만의 세상에 갇혀있는 듯했다. 모두의 시선 속에서도 두 사람은 아주 특별한 모습으로 새겨져 자꾸만 눈길을 끌었다.
그때, 명비가 갑자기 부드러운 음성으로 황제에게 말했다.
“신첩, 천월과 7황자가 정혼한 것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만 경 세자와 천월이 저리 가깝게 지내는 것이 옳은 행동인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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