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1화. 멀리서 돌아오다 (2)
“어찌 제가 아가씨보다 먼저 죽을 거라 생각하십니까?”
창정이 갑자기 부채를 움직였고, 천월의 금침은 1촌 더 앞으로 밀려났다.
“소주가 나보다 먼저 죽는다고 감히 확신할 수 있어요.”
“음? 전 믿지 않습니다!”
창정이 미세하게 웃다 순간 또 몸을 아래로 숙였다. 그러자 이젠 옷가지끼리도 서로 맞닿게 됐다.
“용풍, 세자가 믿게 해주세요!”
천월이 탄식과 함께 말했다.
그녀의 말이 끝나자마자 서늘한 빛을 띤 검이 창정의 뒤에서부터 어깨 위로 천천히 떨어졌다. 창정은 딱히 놀라워하지도 않고, 아무런 말도 없었다. 마치 이미 용풍이 온 걸 알고 있었다는 모양새였다.
“놔줘라!”
용풍의 음성은 천설산 얼음 눈과도 같았다.
“당시 그분을 위해서였던 것이지요?”
창정은 용풍을 무시한 채 말을 이었다.
“네!”
천월은 용풍을 보고 그가 영 왕가에서 참 빨리 돌아왔다는 생각을 했다.
그때, 창정이 갑자기 웃으며 말했다.
“문백후부의 용풍 세자! 여태 전 아가씨가 좋아하는 분이 문백후부 세자인 줄 알았습니다. 그렇지 않고선 먼 천설산까지 달려오진 않았을 테니까요.”
“네! 난 용풍을 좋아해요, 좋아하는 것 맞아요. 용풍이 얼마나 좋은 사람인데 어찌 좋아하지 않을 수 있겠어요?”
천월의 눈빛은 더없이 온화했다.
“아가씨의 눈에만 들면 누구에게든 마음을 줄 수 있습니까? 경 세자도 그 중 한 분이고요? 당시 아주 어린 나이임에도 장기판에선 맹렬한 수법을 사용하시더니 마음속이 이렇게나 세심할 줄은 몰랐습니다.”
창정이 웃으며 심오한 눈빛으로 천월을 바라보았다.
‘마음속이 세심해? 경박하고 지조 없다는 뜻인가?’
순간 천월의 얼굴이 싸늘해졌다.
“창 소주, 오늘 죽으면 소주의 시신을 거둬갈 사람이 있긴 한가요?”
“아마도 없을 겁니다! 오늘 저 혼자 온 것입니다.”
창정이 고개를 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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