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4화. 네 한 마디에 달렸다 (1)
천월은 용경의 품에 더 파고들며 그의 온기를 온전히 다 느꼈다.
“용경, 우리 싸우지 않는 게 어때요?”
순간 용경은 마음의 동요를 느끼며 고개를 숙여 천월의 눈을 바라보았다.
“소칠은……, 이렇게 오랜 세월 내내 내 기억에 살아있어요. 내가 그 사람을 잊고 싶지 않은 게 아니라 그냥 내 마음 깊은 곳이 그 사람을 잊고 싶지 않아하는 것일 수도 있어요.
우리는 태어났을 때부터 함께 살아왔다고 할 수 있어요. 한 번도 떨어져본 적이 없고 오랜 세월을 함께 해왔었죠. 우리는 정인도 아니고 영원한 사랑을 굳게 맹세한 적도 없고, 오랫동안 서로 함께하자는 말도 나눈 적이 없어요.
우리 감정은 가족, 친우, 정인, 동반자, 협력자 그 어느 사이에 있어요. 그때 난 그 사람이 내 삶에 있어 떼려야 뗄 수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왔지만 사실은 아니었어요.
그 일이 있고난 뒤, 난 국가가 부여한 책임과 중임, 신념을 위해 그 사람을 추천했었어요. 그 사람만큼 그 일에 적합한 사람도 없다고 생각했었거든요. 하지만 결국 그 사람은 돌아오지 못했고, 난 두 눈으로 직접 그 사람이 목숨을 잃는 걸 목격했어요.
그때서야 난 꼭 우리 두 사람이 함께 하지 않더라도 혼자서도 충분히 생활할 수 있고, 소칠이 없어도 괜찮다는 것을 깨닫게 됐어요.”
천월의 목소리는 낮았지만 그 어느 때보다 또렷했다. 용경은 여전히 침묵하며 그녀만 바라보고 있었다.
“당시 내가 그 결정을 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놀랐지만 난 결심을 굽히지 않았어요. 혹시라도 그 사람이 돌아오지 않으면 그 사람과 함께 죽겠다고 생각한 적도 있어요. 내가 결국 시한폭탄을 안고 마천루로 뛰어들었을 때, 그때 느꼈던 그 홀가분한 감정은 내가 진정으로 그에게서 벗어났단 뜻일 수도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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