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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7화. 눈을 맞추다 (1)



517화. 눈을 맞추다 (1)

천월은 살짝 눈썹을 까딱였다.

“감격하실 필요 없어요. 공주님께서 입만 한번 여신다면 죽는다는 걸 잘 알아요. 전 무고한 목숨까진 아닌걸요.”

7공주가 갑자기 탄식을 했다.

“역시 아가씨는 참 착하네요.”

“제가 착하다고요? 제가 하룻밤 사이 쫓아오던 수백 명을 죽인 사람이란 걸 안다면 더 이상 착하다고 생각하진 못하실 걸요. 제 선량함은 오직 무고한 사람이나 제게 유용한 사람들에게만 한해서예요.”

천월이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7공주는 더 이상 아무 말 없이 고개를 숙여 그림을 바라보았다.

천월도 조용히 7공주를 응시했다. 7공주가 운리와의 혼인을 청했을 때 그녀는 많은 것을 생각했었다. 물론 7공주의 청을 막고, 운 왕가로 들어올 수 없게 할 수도 있었다. 거절할 이유도 방법도 많았다.

하지만 7공주는 평온한 낯빛으로 혼인 성지를 청했고, 운리의 지금 외모가 어떠하든 일단 혼인을 하면 차차 좋아하겠노라고 진지하게 말했었다. 그 때문에 마음도 동한 천월은 7공주에게 기회를 주고 싶어졌다. 그녀에게 황실의 피가 흐르고 있다고 해도 상관없었다.

“내가 운 왕가로 시집가게 되면 날 한 가족의 일원으로 여겨줄 건가요?”

7공주가 갑자기 고개를 들고 물었다.

“공주님이 운 왕가를 집으로 여긴다면 저도 당연히 가족으로 여기지요.”

천월이 답했다.

“황실과는 상관없이요?”

7공주가 물었다.

“네, 황실과는 상관없이요!”

천월이 고개를 끄덕였다.

7공주는 홀연 내내 평온하던 표정을 지우고 진심으로 환하게 웃어보였다. 그렇게 다소 부드러워진 얼굴로 계속 말을 이었다.

“그간 황궁 생활은 사실 옥살이나 다름없었어요. 언젠가 용풍이 돌아온다면 나도 이 새장을 빠져나갈 수 있을 거라 기대했어요. 하지만 정작 용풍이 돌아오고 난 뒤……. 그래요, 난 그제야 꿈에서 깨어난 거예요. 언젠가 용풍과 이 새장을 빠져나갈 수 있을 거란 기대, 그냥 그건 완벽한 꿈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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