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5화. 뼈에 사무치도록 그리워하다 (3)
“저는 오늘 진시(*辰時: 아침 7 ~ 9시)까지 그 여인과 함께 도성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그러니 태자전하께선 저 여인과 차 마실 시간이 없을 것입니다.”
야천일은 용경의 마차 안으로 들어간 남릉예를 어찌할 수가 없어, 일단은 우선 남의를 남량으로 데려가지 못하게 막는데 집중했다.
“그렇습니까? 그럼 안 되겠네요. 남량 사자에게 일러 진시에 역참(*驛站: 말을 갈아타던 곳)에서 기다리라고 하겠습니다.”
남릉예가 시원하게 대답했다.
야천일은 더는 남릉예와 말을 섞고 싶지 않아 휘장을 내렸다.
“돌아가자!”
마부는 채찍을 휘둘러 성문을 빠져나갔다. 그러자 현가도 다시 앞쪽으로 마차를 몰았다.
마차 안에 있는 용경은 남릉예를 쫓아버리려는 듯 손을 휘저었다.
“직접 나가시겠습니까? 아니면 밖으로 던져드릴까요?”
남릉예는 전혀 화내지 않고, 곧장 남의를 안고서 마차 밖으로 날아갔다.
휘장이 흔들리며 마차 안으로 차가운 바람이 들어왔다. 용경은 천월에게 행여 바람이 갈까 얼른 손으로 그녀의 머리를 가려주었다.
* * *
남릉예는 남의를 안고 자신의 말로 향했다.
그래도 남의는 눈을 감으며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자신을 남량으로 가지 않게 막아준 것만으로도. 야천일은 자신을 충분히 구해준 셈이었다. 진시까진 아직 두 시진이나 남았으니 그저 참는 수밖에 없었다.
남릉예는 다시 남의가 떨어지지 않게 꼭 잡고서, 어깨에 머리를 기댔다.
“구해주는 사람도 있고 기쁘겠군?”
남의는 그저 눈을 감은 채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남릉예는 꿋꿋이 말을 이었다.
“7황자가 말한 밀지가 거짓이라는 걸 나도 잘 알고 있소. 그런데 7황자가 지금 나라를 돌보고 있는지는 몰랐군. 난 지금 천성에 있는 몸이라 마음대로 할 수가 없네. 아쉽지만 당신을 놔줘야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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