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7화. 벼락출세하다 (2)
“그럼 왜 그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은 것이냐? 문백후부의 억울한 사건은 10년 동안이나 원인을 찾아내지 못했다. 직접 목격까지 했다면서 어찌 그리도 철저히 조사하는 데에 협조하지 않은 것이냐?”
황제의 무거운 음성에, 천월은 계속 웃으며 말을 이었다.
“당연히 목숨을 지키기 위해서 그런 것이지요. 말씀 드렸다면 문백후부의 그 수많은 목숨이 사라진 이후, 바로 다음은 제가 목숨을 잃었을 것입니다. 그랬다면 지금 이렇게 고모부님과 담화를 나눌 수 있었겠습니까?”
황제는 순간 침묵했고 천월도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문백후부의 끔찍한 그날은 아직도 기억에 생생했다. 용풍이 다시 조정으로 돌아오지 않았더라면 10년이란 세월을 이기지 못하고 문백후부는 결국 다 잊혔을지도 모른다. 지금도 이 용풍이란 걸출한 인재가 등장했기에 문백후부의 학살 사건도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었다. 그렇다면 언젠가는 또 그날의 진상이 밝혀지는 날도 오지 않겠는가?
“문래, 용풍에게 가서 짐이 좀 보자고 전해라!”
황제는 잠시 침묵 끝에 밖을 향해 소리쳤다.
“네, 폐하!”
문래가 곧바로 답한 뒤 황급히 뛰쳐나갔다.
“월이 녀석, 너는 짐과 바둑이나 한판 두자꾸나!”
황제의 갑작스런 제안에 천월이 눈썹을 치켜떴다.
“고모부님, 한시라도 빨리 쾌차하시려면 지금은 누워계셔야만 합니다. 거동도 어려우신데 어떻게 바둑을 두시겠단 것입니까?”
황제는 천월을 바라보며 이야기했다.
“바둑을 둘 줄 아는 사람들의 마음엔 바둑돌이 있어 바둑판이 없어도 충분히 둘 수가 있다. 월아, 바둑을 둘 줄 모른다는 핑계는 대지 말거라. 짐은 네가 귀족의 신분에 어울리지 않는 아이란 평가를 단 한 번도 믿은 적이 없다.
네 모친이 누군데 네가 마냥 아무것도 모르는 철부지일 수 있겠느냐. 다 모전여전인 것을. 20년 전에도 우둔했던 짐은 20년이 지나도 여전히 변함없이 우둔하기만 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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