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4화. 봄철 새벽 색과도 같다 (2)
“어딜 가려는 것이냐?”
용경이 재빠르게 눈치 채곤 천월의 손을 붙잡았다.
“내가 어딜 가든 신경 쓰지 말아요!”
천월의 가슴엔 분노의 불꽃이 타오르고 있었다. 아마 살짝만 평정심을 잃었다면 결국 용경의 팔이라도 때려서 간단한 부상을 입혔을지도 몰랐다. 어쩜 사람이 이보다 더 밉살스러울 수 있을까?
“옷부터 제대로 입고 가거라!”
용경이 천월을 바라보았다.
“안 입어요, 절대 안 입을 거예요! 내가 재미없다고 하지 않았나요? 당신은 볼 필요 없어요. 이대로 나가서 재미있다고 하는 사람이 있는지 볼 거예요.”
천월이 목소리를 크게 높였다. 분명 어젯밤 돌아와 용경과 밤새 뒤엉켜 짙은 밤을 보냈는데, 용경은 또 이렇게 자신을 괴롭히고 있었다.
순간 용경도 천월의 말에 안색을 굳히고 서늘한 눈빛을 빛냈다.
“다시 한 번 아무 말이나 내뱉었다간 두고 보거라.”
“아무 말이나 내뱉으면 어쩔 건데요? 분명히 내가 별로라고 말했잖아요! 몸매도 별로고 성격도 별로고 사상도 별로라 아무런 가치가 없다고 해놓고선, 날 붙잡긴 왜 붙잡는 거예요?
대고모님께서 정확히 보신 게 맞네요. 세자는 아주 철저히 나쁜 놈이에요! 세자를 찾는 해국 공주님께나 가세요. 난 날 좋게 봐주는 사내에게 갈 테니. 누가 세자처럼 곧 쓰러질 야윈 나무 같은 사람에게 목을 매겠어요!”
천월이 용경을 쏘아보며 그의 손을 뿌리쳤지만, 용경은 무거운 눈빛으로 천월을 쳐다보며 손을 놓아주지 않았다. 그에 천월은 또다시 무의식중에 내력을 쓰며 분개했다.
“이거 놓으란 말이에요!”
용경도 이번엔 내력을 사용했다. 지금 그의 손에 얼마만큼의 힘이 들어갔는지는 모르겠지만, 천월은 꼭 손에 천근이 넘는 끈을 묶어 놓은 듯 조금도 움직일 수가 없었다.
용경은 내내 어떤 감정을 쌓고 쌓아 꾹 억눌린 것 같은 눈빛으로 천월을 응시하고 있었다. 천월도 결국 용경의 손을 풀지 못하고 미간을 찌푸렸다.
“대체 어떻게 하고 싶은 거예요?”
Apoie seus autores e tradutores favoritos em webnove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