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8화. 백년 혼약 (2)
황제는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
“당시 그 약정엔 한 가지가 더 있었다. 각자의 자녀들이 다 동성일 경우엔 혼인을 하지 않고 다음 세대로 넘어간다는 것. 누군가 신물을 가져와 약속을 이행하기만 하면 영 왕가도 다 받아주기로 말이다.
하여 매 세대 영 왕가의 자손들 모두 약관이 되길 기다렸다. 약관이 되는 그날 해국에서 사람이 오지 않으면 영 왕가에선 혼사를 논하기 시작해 다음 세대로 그 약정을 넘겼다.
영왕도 대답을 해주었기에 해국 공주도 영왕의 약조를 품고 천성을 떠났지만, 후에 영왕이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해국에선 사람을 보내오지 않았지. 현재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이 약정은 여전히 존재한다.
당시의 덕친왕, 운왕, 남강왕도 이 일의 증인이었다. 해국 공주가 약정을 하며 함께 가져간 서신도 있는데 거기엔 시조 황제폐하의 옥패와 덕친왕, 운왕, 영왕의 왕인을 찍어 동일한 서신 다섯 장을 만들었었다.
그중 하나는 황궁에 남겨뒀고, 하나는 해국 공주가 가져간 뒤에 나머지는 덕친 왕가, 영 왕가, 운 왕가에게 각각 한 장씩 나눠줬다.”
“예, 맞습니다. 덕친 왕가엔 전해 내려오는 서신 하나가 있습니다.”
덕친왕이 고개를 끄덕였다.
“엽청 공주, 남강에도 분명 그 서신이 남아있겠지?”
황제가 엽청을 쳐다봤다.
엽청은 용경, 천월을 한 번씩 쳐다본 뒤 고개를 끄덕였다.
“네, 남강에도 하나가 있습니다.”
“운 왕형, 운 왕가에도 분명 있겠지?”
황제가 이번엔 운 소왕을 쳐다봤다.
“그건…… 노신도 모르옵니다. 그게 사실이라면 아마 부왕께서 가지고 계실 겁니다.”
운 소왕이 고개를 저었다.
“그렇지. 운왕께서 아직 건재하시니 그 서신도 운 왕가에 잘 보관되어 있을 것이다. 황궁의 그 서신은 짐의 손에 있다. 경 세자, 영 왕가의 서신은 용 형님이 자네에게 남기지 않았다면 아마 영왕께서 갖고 계실 것이다.”
황제가 고개를 끄덕이며 용경을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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