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화. 영대사(灵台寺)로의 외출 (1)
“기다리기 싫으면 먼저 가라고 해. 난 혼자 가면 되니까.”
천월은 이불을 머리끝까지 끌어올렸다. 요 며칠 운모한에게 시달리면서 숙면을 취한 적이 언제였던가. 겨우 글공부에서 벗어났으니 이 기회에 잠이나 충분히 자야겠다고 생각했다.
채련은 누에고치처럼 온 몸을 이불로 꽁꽁 싸매고 있는 천월의 모습에 한숨을 한 번 쉬고는 천천히 달래기 시작했다.
“아가씨, 그러시면 안 돼요. 운왕전하께서 특별히 대총관님을 보내 당부하셨는데 어찌 경 세자를 바람맞힐 수 있겠어요? 도성 전체의 여인들 모두가 경 세자와의 동행을 얼마나 간절히 바라는지 모르셔요? 어찌 굴러들어 온 복을 차버리려고 하셔요?”
“더 얘기했다간 널 던져버릴 거야!”
천월의 불호령에 채련은 즉시 입을 닫았다. 야속한 시선을 보냈지만, 아가씨는 이불에 둘둘 싸인 채 자신에게 얼굴을 보여주지 않았다. 한동안 아가씨께서 친근하게 대해줬다고 해도 더 이상의 선을 넘어선 안 될 것 같았다. 채련은 마지못해 손에 든 새 옷을 내려놓고 밖으로 나갔다.
채련이 침소를 나서려는 순간, 때마침 운맹이 처소로 들어오고 있었다.
“대총관님, 설마 경 세자께서 벌써 오셨습니까?”
채련이 깜짝 놀라 물었다.
“아직 오시지 않았다. 운왕전하께서 아가씨를 깨우라 직접 명하셨어. 만일 세자를 기다리게 했다가는 가죽을 벗길 수도 있다는 걸 아가씨께서 잘 모르실 수도 있으니 언질을 주라 하셨다. 아가씨께서는 아직 안 일어나신 게냐? 어서 가서 아가씨를 깨우지 않고 무엇 하느냐!”
“소인이 벌써 시도했지만, 아가씨께서 피곤하다고 하셔서요.”
채련이 울상을 하며 말했다.
“어서 들어가 아가씨께 운왕전하의 말씀을 그대로 전하거라. 그러면 바로 일어나실 것이다. 우리 세자도 청완 공주님께서 동행을 요청하셨기에 벌써 일어나셨다. 난 다시 세자를 도와드리러 가야 하니 얼른 아가씨를 깨우거라.”
운맹은 말을 전달하고 급히 천월각을 빠져나갔다.
Apoie seus autores e tradutores favoritos em webnove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