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9화. 고백 (2)
천월은 다시 굳게 닫힌 야천일의 마차를 바라봤다. 야천일은 과연 허락할까? 여복은 누구에게나 있는 게 아니고, 더군다나 이곳은 천하제일 아름다운 용경이 사는 영 왕가 정문 앞이었다.
영 왕가 후계자이자 실세인 용경도 지켜보는 가운데, 일국의 황자의 마차를 가로막는 건 이 시대에서 굉장히 예의에 어긋나는 행동이었다. 하지만 천월은 용영연의 마음이 충분히 이해됐다.
이제 야천일이 용영연의 청에 응한다면, 이는 용영연의 마음을 받아주는 것이라 봐도 무방했다. 하지만 여기서 용영연을 거절해버린다면, 영 왕가 여식을 거절한 것이기에 황실과 영 왕가의 관계가 틀어질 수도 있었다. 이는 곧 용경의 체면이 깎이게 되는 것이기도 했다.
용경은 영 왕가 세자고, 영 왕가 전체를 관장하는 위치에 있어 사촌 누나와 여동생들의 예절 교육을 담당하는 것 또한 그의 일이고, 책임이었다.
이미 용영연은 예에 어긋나는 행동을 했기에 여기서 거절을 당한다면 이제 용경에게도, 영 왕가 체면에도 금이 가게 되는 상황이었다.
용영연은 손수건을 꼭 움켜쥐고 더 긴장한 눈빛으로 야천일의 대답을 기다렸다. 하지만 야천일의 마차에선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고, 천월은 고개를 갸우뚱하며 용경을 돌아보았다.
용경은 마차 벽에 기대 아무 표정 없이 편안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천월의 미간은 더 구겨졌다.
마침내 야천일이 정적을 깨고 입을 열었다.
“천월 아가씨 뜻은 어떻소?”
천월이 깜짝 놀라 믿을 수 없다는 눈으로 야천일의 마차를 바라봤다.
‘지금 나한테 대답을 물어보는 거야?’
붉었던 용영연의 얼굴은 이내 새하얗게 질려버렸고, 그녀 역시 영문을 알 수 없다는 얼굴로 용경의 마차를 돌아봤다.
“조금 전 영 왕가 대총관이 천월 아가씨께 인사를 올리는 것을 들었소. 지금 경 세자의 마차 안에 있을 것이라 사료되는데. 외람된 질문이지만 천월 아가씨라면 어찌 하시겠소?”
야천일이 천천히 말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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