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화. 버들잎 서신 (1)
한 침상에서 바람피우는 것을 직접 지켜본 것이었다니, 천월의 눈빛은 더욱 반짝반짝 빛났다.
엽청은 사색이 된 야경염을 보고 득의양양하게 눈썹을 치켜세우며 천월을 향해 시선을 옮겼다. 그러다 초승달처럼 가늘어진 눈으로 웃고 있는 천월과 정면으로 눈이 마주치자 엽청은 약간 발개진 볼로 수줍은 듯 말을 이었다.
“천월,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 거예요? 염 소왕야와 한 침상에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소왕야의 독을 제거하는 치료를 위해 그랬던 거예요! 아무 일도 없었어요.”
“아, 아무 일도 없었군요!”
천월은 긴 한숨을 내쉬며 약간 아쉬운 듯 말했다.
“월 누이, 지금 그 표정은 무엇이냐? 내가 이런 악독한 여인을 마음에 품을 것 같아?”
하얗게 질렸던 얼굴이 곧 검게 변한 그는 엽청의 손을 붙잡았다.
“어서 일어나시오! 어서 나와 함께 입궁하지.”
“알겠다고요! 오늘 원래 당신과 함께 입궁하려고 했다고요!”
엽청이 야경염에게서 손을 빼내며 다시 말을 이었다.
“이거 놔요, 씻고 옷은 입어야 할 거 아니에요! 설마 이 꼴로 가라는 것은 아니지요? 이리 예의 없는 모습으로 천성의 황제폐하를 만나라는 건가요?”
“언제부터 예의를 차렸다고 그러오?”
야경염이 콧방귀를 뀌며 그녀의 손을 놓아주었다.
“내 짐과 옷가지들이 모두 당신의 집에 있는데, 좀 가져다주시겠어요?”
엽청이 물었다.
“난 모르는 일이오.”
야경염이 말했다.
“그럼 지금 가서 물어봐요. 내가 두고 온 물건을 이리로 가져다 달라고 하세요. 나와 함께 입궁하려던 거 아니었어요? 지금 가져다주지 않으면 입궁 안 할 거예요.”
엽청의 말에, 결국 야경염은 굳은 얼굴로 밖을 향했다.
천월은 그 모습이 너무 재밌었다. 야경염의 표정이 그렇게 다양한지는 오늘 처음 알게 되었다. 엽청은 정말 보물과도 같은 존재였다. 천성에서 혼세마왕으로 명성을 떨친 그의 표정을 수없이 변화시키다니, 정말 감탄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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