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화. 네가 있어 다행이야 (1)
“본 태자, 천월 아가씨 침상에 누울 복이 없나보오. 침상에 고양이와 함께 있는 건 내게 있어 아주 모욕적인 일이지. 그러니 난 괜찮소.”
예 태자는 한마디를 툭 내뱉곤, 탁자 앞으로 걸어갔다.
엽청의 몸은 이번엔 다소 격렬하게 떨렸다.
천월은 조금 의외였다. 엽청이 참지 못하고 예 태자에게 욕을 할 것 같았는데, 꼼짝 않고 이렇게 부들부들 떨기만 할 줄은 미처 예상치 못했었다. 하여 천월은 엽청이 매우 인내심이 강하단 생각이 들었다.
예 태자는 탁자 앞으로 가서, 손에 든 부채를 탁자 위에 내려놓고 옷깃의 물방울을 털었다. 그러다 손을 뻗어 찻주전자를 흔들어 보더니, 앞에 있던 찻잔을 한 번씩 보며 천월에게 물었다.
“물도 안 마시는 거요? 너무 가난해 손님한테 물 한잔도 대접 안 하는 건가? 왜 찻주전자가 비어 있는 것이지?”
천월은 탁자 위 빈 찻주전자와 찻잔을 보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예 태자 당신이 오기 전, 누군가 찻주전자에 든 찻물을 모두 다 마셨다고 말할 순 없는 노릇이었고, 지금 야경염이 이 바로 옆방에서 목욕을 마치고 잠들어 있다고 말할 수도 없었다.
그러다 천월은 엽청은 이야기해도 괜찮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다. 그녀는 오늘 처음 본 사람이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예 태자가 쉬고 있는 야경염을 괴롭히는 건 싫어서, 야경염에 대해선 절대로 이야기할 수 없었다.
천월이 곧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예 태자전하께서 오실 줄 알았습니까? 그리고 예 태자전하께서 손님이라 말할 수 있습니까? 어디 손님이 우리 집 운 왕가를 당신 집처럼 휘젓고 다니며 손님 접대까지 한답니까? 이런 손님이 대체 어디에 있습니까?”
예 태자는 돌연 기뻐하며 말했다.
“그래, 천월 아가씨 말이 맞소! 난 손님이 아니지!”
예 태자는 그와 동시에 밖을 향해 소리쳤다.
“아름다운 채련아, 찻주전자에 차를 좀 채워다오.”
순간 천월의 얼굴이 어둡게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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