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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77화. 단 하나의 사랑 (1)

1077화. 단 하나의 사랑 (1)

얼마 가지 않아 그들은 곧 산비탈에 도착했다.

산비탈은 며칠 전처럼 똑같이 휑해서 사방 백 리가 한눈에 들어왔다. 가까이 오자, 서남 방향의 군기가 더 똑똑히 보였다.

무엇보다 군기 뒤에 어른거리는 하얀 옷자락이 그가 왔음을 온몸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오늘도 여전히 그림처럼 눈부신 모습의 용경이 온 것이다.

장수들은 긴 대열을 이룬 채 용경의 뒤를 따르고 있었지만, 누구 하나 전혀 급한 기색 없이 아주 천천히 전진하고 있었다.

봉양은 용경을 보자마자 잠시 흠칫했다. 눈앞의 사내를 보니 실로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저 우아하고 아름다운 외모 하며, 천하제일의 위용을 자랑하는 듯한 자태와 기품은 가히 적이라 해도 감탄하지 않을 수 없는 수준이었다.

봉양은 순간 감상에 젖어 들었다. 저리도 우아한 용경과 지금 눈앞의 천월은 온 세상이 부러워하고 숭상하던 천상의 부부였는데, 어쩌다 이 삭막한 전쟁터에서 적으로 만나게 됐을까. 이는 그들과 관계없는 타인임에도 어쩔 수 없이 드는 생각이었다.

한편 야경난은 입을 꾹 다물고서 곁눈질로 천월의 표정을 살폈다. 시종일관 담담한 얼굴의 천월을 보니, 야경난도 조금은 마음이 놓였다.

잠시 후, 서남의 대군들도 산비탈에 도착했다. 군기를 펄럭이면서 일렬로 늘어선 대군의 위상은 실로 엄청났다. 불어오는 바람조차 경(景)이란 글자가 쓰인 군기에 힘을 실어주니, 군기는 당장이라도 하늘로 날아오를 듯 힘차게 펄럭였다.

드디어 용경이 말고삐를 잡고 말을 세웠다. 여전히 그 샘물같이 맑고 깊은 눈동자엔 산골짜기 하나를 사이에 둔 천월이 담겨 있었다.

달처럼 하얀 옷자락을 휘날리고 있는. 너무도 아름다운 사내와 우아한 기품을 지닌 한 여인이 서로를 보며 멈춰 섰다.

두 사람 사이엔 포슬포슬 내리는 가랑비가 얇은 막처럼 드리워졌다. 이 깊은 계곡마저 서로를 너무나 많이 사랑했던 연인을 완전히 가로막고 있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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