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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8화. 기선제압 (2)

1018화. 기선제압 (2)

용경은 픽, 웃으며 한참 아무 말도 없다가 다시 서늘한 목소리로 말했다.

“해국엔 정말 그를 따라갈 자가 없나 봅니다.”

“네, 확실히 엄청나게 재주가 뛰어난 사람이지요.”

“혹 해국 황실과 연 왕가가 무슨 심오한 관계라도…….”

“경 세자도 아시다시피, 그는 영술을 알고 그 영역도 몹시 뛰어나오. 난 연 왕가에 대해 아는 게 별로 없지만, 1,000년 전의 그 첫 시작은 알고 있소. 1,000년 전, 운족이 해국 연 왕가, 묵각, 천성 운 왕가로 나뉘었다는 걸.”

순간 샘처럼 맑은 용경의 눈동자가 번쩍하고 빛났다.

“그럼 우리 부인과 상관명모가 동족이란 뜻입니까?”

옥자서는 문득 웃으면서 용경을 바라봤다.

“같은 뿌리고 혈족이라도 이미 1,000년 전의 일이오. 혈연으로 따지면 그 피가 다 옅어진 지도 오래죠. 같은 사촌끼리도 충분히 혼인할 수 있는데 상관명모라고 왜 자격이 없겠소?

내가 아는 건 여기까지요. 내 능력으로 상관명모를 상대할 수 있었다면 이렇게 천성까지 도망치는 일도 없었을 것이오. 그는 언제나 남들이 상상하지 못하는 길을 만드오. 세상에 상관명모가 가지 못하는 길은 없소. 유순한 군자 경 세자는 생각하지도 못할 길을 거칠 것 없이 가는 사람이지.”

용경의 안색이 매우 어두워졌다.

옥자서도 자존심을 구기고 천월의 도움을 받는 이 상황이 싫었지만, 용경의 이런 표정을 보는 건 또 한편으로 꽤 큰 수확이라 생각했다.

지금 세상 가장 조급한 사람이 있다면 일말의 여지도 없이 용경이라 확신할 수 있었다. 늘 아름답고 우아하던 용경에겐 평소의 그 여유는 찾아볼 수도 없어서, 옥자서는 저도 모르게 자꾸만 웃음을 짓고 있었다.

그때, 문득 용경이 입을 열었다.

“옥 태자전하께서 상관명모와 혼인만 하면 모든 게 다 해결되는 것 아닙니까? 나랑 같이 상관명모를 찾으러 갑시다. 찾고 나면 당장 상관명모와 함께 해국으로 돌아가 영원히 천성에 발을 들이지 않는 게 좋을 겁니다.”

순간 옥자서가 흠칫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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