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화. 인연 (5)
용경은 이렇게 주목을 받는 것이 늘 익숙한 듯, 담담한 얼굴로 이야기했다.
“태자전하, 정말 천월의 건강이 걱정되어 진료를 받게 하려는 건지, 아니면 제가 천월에게 군자로서 부도덕한 행동을 했는지 확인하려고 하시는 것인지요? 혹, 제가 천월의 청백한 명성을 훼손이라도 했을지 염려가 되시는 것입니까?”
모두가 동시에 아연실색하기 시작했다. 사실 모두가 품고 있던 생각이었지만, 감히 꺼낼 순 없던 말을 용경은 고아한 낯빛으로 거침없이 이야기했다.
야천경의 얼굴도 크게 굳어있었다.
천월은 순간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지 못했고, 곧 삭막한 정적을 깨고 낭랑한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제 생각도 태자전하께서 그런 의미로 의원들을 이곳에 부른 것 같습니다. 경 세자, 세자의 인품이 좋지 않으니 의심받는 것도 당연한 것 같네요!”
“전 이제껏 규율을 철저히 지키며 군자로서의 예를 준수하며 살았습니다. 이거 원…….”
용경은 조용히 한숨을 내쉬었고, 야경염이 곧 용경을 조소하며 말을 이어갔다.
“경 세자는 여태 손에 물 한 방울 묻히지 않고 살아왔습니다. 그러니 군자로서의 부도덕한 행동을 할 기운조차 없을 것입니다. 태자 형님께선 괜한 걱정을 하고 계신 겁니다. 이게 모두 경 세자의 인품이 좋지 못해 그런 의심을 받는 거겠지요?”
“아닙니다. 전 줄곧 경 세자의 됨됨이를 신뢰해 왔습니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세자가 어찌 군자의 도리에 어긋나는 행동을 할 수 있단 말입니까? 그리고 월 누이가 당하고만 있었을 것이라는 보장도 없지 않습니까!”
이내 답을 이은 야천욱이 천월을 향해 눈을 살짝 깜빡이며 미소를 보였다. 곧 야경염이 용경을 쳐다보며 박장대소하기 시작했다.
“하하! 천욱 네 말은 경 세자가 아니라 월 누이가 도리어 경 세자를……!”
천월의 얼굴이 급속도로 일그러졌다. 하지만 곧장 아니라고 반박하기엔, 천월은 그날 정말 용경을 덥석, 안아버릴 뻔했다. 이내 용경이 덤덤히 웃으며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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