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2화. 천신의 계시
백성들을 구할 수만 있다면 목숨도 아깝지 않다고?
그 말이 사람들에게 적지 않은 충격으로 다가왔다.
연왕을 바라보는 시선이 조금 전과는 사뭇 달라졌다.
조 시랑은 문득 전하현의 성벽에서 보았던 연왕의 모습이 다시 떠올랐다. 화살 세 발로 종을 울려 순식간에 소동을 잠재우고, 성벽 아래로 훌쩍 뛰어내려 아이를 받아들던 젊은이의 모습이 아직까지도 뇌리에 선명히 남아있었다.
‘존귀한 왕야께서도 제 몸을 아끼지 않는데, 더 이상 망설일 이유가 뭐가 있겠어?’
우선 백성들을 대피시키고 생각하면 된다. 실제로 지진이 일어나면 백성들의 목숨을 구하게 되는 것이고, 결국 지진이 발생하지 않는다 해도 약간의 비웃음과 질책을 사면 그뿐 아니겠는가?
“대인들은 어찌 생각하시오?”
조 시랑이 몸을 돌려 사람들에게 물었다.
도성에서 파견된 관리들은 조 시랑의 물음에 이미 연왕에 대한 동의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총책임자가 이미 동의를 하였는데, 아랫사람들이 무슨 말을 더 하겠는가?
지금 반대 의견을 내놓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었다. 왕야의 눈 밖에 나는 결과만 있을 뿐, 이득이 될 것은 하나도 없었다.
도성 관리들과 달리 지방 관리들의 고민은 그리 간단치 않았다.
도성에서 온 관리들이야 실제로 지진이 나지 않는다 하더라도, 결국 도성으로 내빼버리면 그만일 것이다. 이 고을에 계속 남아 주민들에게 귀 따갑게 욕먹는 것은 결국 그들의 몫이었다.
하지만, 그렇다 한들 왕야의 뜻에 반기를 들 권리는 더더욱 없었다.
전하현 지방 관리 중 하나가 무언가 할 말이 있는 듯 입술을 달싹거렸으나 그마저도 곧 현령 때문에 저지되었다.
이견을 제시하는 사람 없이 좌중이 고요해지자, 조 시랑이 입을 열었다.
“대인들께서도 모두 찬성하시는 것으로 알겠소. 그렇다면 이정을 불러주시오.”
잠시 후, 노인 한 명이 사람들의 앞에 나타났다.
노인은 긴장으로 몸이 굳은 채로 황급히 예를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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