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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4화. 방법



354화. 방법

연왕부의 육합원은 아직 등불이 환히 밝혀있었다.

이우는 저녁을 배불리 먹고 빵빵해진 배를 내리깔고는 팔자 좋게 담벼락 근처 개집에 누워있었다. 가끔 창가로 드문드문 보이는 그림자를 바라보면서 꼬리를 살랑거렸다.

강서는 가벼운 옷을 걸치고 욱근과 장기를 두고 있었다.

욱근이 장기짝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오묘족 조손은 금린위가 데려갔습니다.”

강서가 가만히 장기짝을 손 안에서 굴렸다.

“노인은 오묘족의 장로입니다. 금린위의 옥사는 결코 그녀를 가둬둘 수 없을 것입니다.”

인구가 많지 않은 오묘족이 수많은 부족들의 우두머리가 될 수 있는 이유가 무엇일까? 주나라와 남란의 강대국 사이에서 중립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오묘족 여인들이 보유한 술법 덕분이었다.

오묘족은 한마디로 능력자가 주를 이루는 세상이었다.

어느 가문에서 성녀 후보가 나오면, 모든 이들은 그 가문을 우러러본다. 성녀 후보가 최종적으로 장로가 되면, 그 가문은 원래의 신분에 관계없이 신흥 귀족이 된다.

원래의 신분보다 개인의 능력이 더욱 중시 받는 사회인 것이다. 장로의 자식일지라도 무능하면 무시받기 일쑤였다.

몇 안 되는 장로들 중, 화 장로의 능력은 말이 필요 없는 수준이었다.

욱근이 진지한 표정으로 장기판을 살피며 작게 한숨을 쉬었다.

“아서의 말이 맞습니다. 금린위는 그녀를 가두지 못할 것입니다.”

강서가 욱근을 빤히 바라보았다.

“아근, 오묘족에 대해 생각보다 더 많이 아시네요.”

“우연한 기회에 알게 되었을 뿐입니다.”

욱근이 은근슬쩍 시선을 피하며 말을 얼버무렸다.

그때, 밖에서 아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왕야, 왕비마마, 궁에서 사람이 왔습니다.”

두 사람이 시선을 주고받았다.

이 시간에 사람이 왔다고?

보통 긴급한 일이 아니라는 뜻이었다.

욱근이 벌떡 일어났다.

“아서, 쉬고 계십시오. 제가 나가보겠습니다.”

그러자 아교가 황급히 말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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