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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3화. 옷이 날개다



173화. 옷이 날개다

초 씨는 속으로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 귀한 것을 어찌 저런 덜떨어진 놈에게 준 건지!’

“제가 무턱대로 하고 싶은 대로 한다고요? 제가 빈둥빈둥 놀겠다는 것도 아닌데도 말입니까?”

강서는 오라버니가 금오위에 들어갈 거라는 사실을 이미 들어 알고 있었다. 물론 욱근의 신분으로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사람일은 모른다고 하지 않던가. 정식으로 입단하기 전까지는 함구하는 편이 나았다.

강담이 순간의 치기에 사실대로 털어놓을까 염려된 강서가 불쑥 끼어들었다.

“숙모님, 오라버니께서 공부를 하지 않는 것이 저희 백부를 위한 일이라는 것을 모르시겠습니까?”

초 씨의 눈빛이 매섭게 바뀌었다.

“넷째야, 그게 무슨 소리냐. 이 공자가 어떻게 백부를 위했다는 말이냐?”

강서의 손에 쥐어진 옥여의를 보며 초 씨는 말을 가렸다.

물론 황상이 하사한 옥여의 따위가 무서운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녀는 강서가 조금 불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강담이 물에 빠진 날 강서는 석류같이 붉은 치마를 입지 않았던가. 당시 모든 사람들이 강담의 생사를 장담하지 못하였는데, 오직 강서만이 그가 살아있음을 확신하였다. 호인은 복을 받는다나 뭐라나. 그리고 거짓말 같게도 강담은 두 다리 멀쩡히 살아 돌아왔다.

얼마 뒤, 강담과 강서는 몇몇 공자들이 거는 시비에 휘말렸다. 이는 누구의 잘잘못을 떠나 여인에게는 치명적인 사건이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황상께 옥여의를 하사받게 되었다. 누구도 그때의 일을 입에 올릴 수 없었다. 황상의 뜻에 반기를 들기 싫다면 말이다.

‘저 계집은 운이 좋은 것인가 아니면 천명을 거스르는 것인가.’

초 씨의 물음에 강서가 화사하게 웃었다.

“오라버니께서 계속 학당에 다니시면 고정적으로 비용이 들지 않습니까. 일을 하게 되면 봉급을 받으니 조금이나마 백부에 보탬이 되지 않겠습니까?”

그 말에 강담은 크게 깨달은 듯한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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