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1화. 성의 (2)
눈물을 뚝뚝 흘리며 문육을 바라보던 3공주는 뒤로 한 걸음, 또 한 걸음 물러났다. 그러고는 몸을 돌려 그곳을 벗어나려고 하는데, 누군가에게 손목을 붙잡히고 말았다.
어느새 3공주에게 다가온 문육이 그녀의 손목을 꼭 붙들고 있었다.
3공주는 문육의 따뜻하고 건조한 손바닥이 자신의 피부에 닿았다는 걸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피부끼리 맞닿은 그 감촉에 그녀의 심장은 평소보다 더욱 빠르게 뛰었다.
“육이 오라버니, 오라버니는…….”
눈에 눈물이 고인 3공주는 뜨겁게 반짝이는 문육의 두 눈을 바라보았다. 두 사람은 깊은 애정이 담긴 눈으로 서로를 응시했다.
시간이 이대로 멈춘 것만 같았다. 이 순간, 3공주는 주변에 다른 사람들도 있다는 사실을 망각하고 말았다.
“제우야.”
매번 예를 차리던 문육이 천천히 자신의 이름을 부르자, 3공주는 가슴이 무척 두근거렸다.
‘그랬구나. 육이 오라버니 마음에도 정말로 내가 있었구나!’
“날 탓해도 좋아. 이게 다 내 탓이다.”
문육은 부드럽고 친근하게 말을 걸었다. 순간 밤바다처럼 깊은 그의 눈동자에도 눈물이 반짝였다.
문육이 스스로를 끝없이 자책하며 말했다.
“그동안 나 같은 사람은 제우 네게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괴로움에 몸부림치고 망설이던 그 잠깐 사이에, 폐하께서 네게 사혼을 명하실 줄은 몰랐구나.”
3공주는 장미색 손수건을 꺼내 눈가의 눈물을 닦아낸 후, 미약하게 한숨을 쉬며 말했다.
“육이 오라버니, 전 오늘 오라버니의 마음을 알게 된 것만으로도 만족해요…….”
그녀는 처음에 문육이 소비에게 사근사근하게 대했던 게, 목숨을 살려준 진남왕 세자비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다 못해 진남왕 세자비의 시누이까지 예뻐 보여 그런 줄로만 알았었다.
만약 그때 문육이 자신에게 마음이 있다는 걸 진작 알았더라면, 그녀도 일찌감치 문육에게 제 마음을 밝혔을 것이다.
하지만 모든 게 다 늦어 버리고 말았다.
“아직 늦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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