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3화. 여공을 가르치다
남궁월은 교씨 가문을 조금도 신경 쓰지 않았다. 지금 그녀는 방 안에서 통통한 여자아이를 어르고 있었다.
이 여자아이는 바로 진남왕부의 다섯째 소저이자 측비 위씨의 딸인 소용옥이었다. 포도 줄기 암화 무늬가 들어간 붉은 배자를 입은 소용옥은 하얗고 조그마한 데다 포동포동한 얼굴에 복사꽃 같은 꽃물이 들어, 마치 반질반질한 도자기 인형처럼 귀여웠다.
남궁월은 연약한 아이 같은 소용옥의 귀여운 모습에 마음이 사르르 녹아, 먹고나면 쉽게 소화할 수 있는 간식을 하나 집어 소용옥에게 건넸다.
“새언니, 고맙습니다!”
소용옥은 어린아이다운 말투로 말하며, 살짝 무릎을 굽히고 감사를 표했다.
남궁월은 웃으면서 소용옥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그러다 소용옥의 양갈래 머리에 산호구슬을 꿰어 만든 머리 장식이 감겨 있는 걸 보고는, 잠시 그 장신구에 시선을 고정했다가 웃으면서 말했다.
“옥아, 산호구슬 머리 장식이 아주 잘 어울리는구나.”
칭찬을 받아 부끄러워진 소용옥이 웃자, 입 양쪽에 귀여운 보조개가 떠올랐다.
측비 위씨는 옆에서 미소를 머금고 딸을 보고 있었다.
“세자비께서 골라 주신 머리 장식이 맘에 드는지, 옥이가 무척 좋아한답니다. 새언니께 감사하다고 인사드리러 가야 한다며 어떻게든 저를 끌고 오더군요.”
위씨는 길운 암화 무늬가 들어간 연하늘색 항주 비단으로 만든 배자와 짙은 남색 주름치마를 입은 모습이었다. 그리고 목단계(牧丹髻) 모양으로 틀어 올린 머리에는 백옥연꽃 비녀 하나만 꽂아 단정함 속에서도 청아함이 돋보였다.
이전에 금옥재에 주문한 머리꽂이들이 도착하자, 남궁월은 그 머리꽂이들을 왕부의 여식들에게 선물로 보내줬다.
그런데 선물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위씨가 이렇게 소용옥을 데리고 감사 인사를 하러 찾아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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