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2화. 군곤(軍棍) (1)
진남왕은 잠시 생각을 해보다가 진중한 태도로 물었다.
“그럼 선생은 이 일을 어떻게 처리해야 한다고 보시오?”
하호가 감정으로 호소하며 말했다.
“왕야, 소관이 봤을 땐, 왕야께서 친히 병사들을 데리고 가 백성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심이 좋다고 생각됩니다.”
하호는 어루만진다는 표현에 무게를 실어 말했다. 즉, 진남왕은 백성들의 마음을 위로해야지, 이 사태를 진압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었다.
진남왕이 조금 의아한 기색을 보이자, 하호가 계속해서 말했다.
“왕야, 평범한 백성들이 어찌 감히 남강군과 왕야께 손을 쓸 수 있겠습니까. 분명 마시장 안에서 누군가가 백성들을 선동하려고 일부러 소란을 피워, 이런 사달이 난 것일 테지요.
그러니 왕야께서 가시어 소동을 일으킨 주범을 벌하시고 백성들을 위로해 주시면, 백성들도 필시 왕야께서 백성을 자식처럼 여기신다 생각하고 왕야의 은혜에 감읍해 이 일을 널리 퍼트릴 테니, 이로써 미담이 생기는 것 아니겠습니까?
지금 상황에선 화간과위옥백(*化干戈爲玉帛: 방패와 창을 옥과 비단으로 바꾼다. 즉, 싸움을 그만두고 평화 상태로 만든다는 뜻) 방책을 쓰는 것만이 가장 효과가 있을 겁니다.”
하호의 진실하고 절실한 호소는 진남왕의 마음에 크게 와 닿았다.
재작년에 백월과의 전쟁을 치른 이후로, 그 불효자식이 상승세를 타면서 진남왕에 대한 남강 백성들의 민심도 점점 사그라 들었다.
만약 이번 일을 기회로 삼아 민심을 다시 사로잡을 수 있다면, 그건 뜻밖의 수확을 거두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그러려면 내가 직접 다녀와야겠구나.’
생각을 마친 진남왕이 결단을 내리고 서안을 탁 내리치며 말했다.
“좋소! 그렇다면 본왕이 직접 병사 이천 명을 이끌고 마시장에 다녀오겠소!”
하호는 몰래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다행히 진남왕은 그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당청홍은 막사에 도착하자마자 진남왕이 방금 한 말을 듣게 되었다. 그리고 이창은 이게 대체 어찌된 영문인지 알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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