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3화. 천금(千金) (1)
이 공자는 상대방의 실망한 기운을 눈치채지 못하고 계속 이어 말했다.
“엽 공자, 진남왕부에서…… 아니지, 세자께서 천금을 주겠다면서 곁에서 일할 회계 선생을 찾고 계신다 하오!”
그러고는 흥분한 마음을 억누르지 못하고 말을 이었다.
“비록 회계 선생이긴 하지만, 엽 공자가 가진 재학이라면 반드시 세자께서도 공자의 능력을 알아주실 거요. 그럼 나중에 높은 곳까지 오를 수도 있지 않겠소?”
‘진남왕 세자가 회계 선생을 구한다고? 그것도 천금이나 주고?’
그에 엽윤명도 꽤 흥미가 생겼다.
‘이런 걸 두고 천금매골(*千金買骨: 천금을 주고 말의 뼈를 산다는 뜻으로, 인재를 간절하게 구한다는 의미로 쓰임)이라 하는 건가? 세자도 참 재미있으신 분이네. 에휴, 회계 선생이 되는 건 학자로서의 체면이 떨어지는 일이지만, 그래도 조모와 누이, 그리고 내 앞날과 지필묵을 사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가야겠어!’
이때, 또 몇몇 사람이 공고란 앞에 있는 인파를 헤치고 나오더니 저들끼리 신나서 수군댔다.
“세자께서 회계 선생을 뽑으신다니, 얼른 돌아가 매부한테 말해 줘야겠어. 예전에 내 매부가 대흥전장(大興錢莊)에서 회계를 했었거든…….”
“하긴, 네 매부의 주판 튕기는 솜씨는 최고 경지에 이르렀지. 나도 원래는 구경이나 하러 왔는데, 보니까 굳이 시간 낭비할 필요 없어 보여! 얼른 가서 말해 봐!”
그때 어떤 노인이 갑자기 그들의 대화에 끼어들었다.
“근데 세자께서는 출정하셨다고 하지 않았나?”
그러자 중년 사내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어제 출발하셨다지요? 물론 세자께서 왕부에 계셨어도 이는 그저 회계 선생 하나 뽑는 일인데, 굳이 세자께서 친히 사람을 뽑으실 리는 없지 않았겠습니까?”
그 말을 들은 다른 사람들도 맞는 소리라고 했다.
엽윤명은 그들을 힐끗 쳐다보다가, 큰 걸음으로 그 자리를 떠나면서 속으로 생각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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