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3화. 큰 깨달음 (2)
남궁월은 다정하게 소비의 손을 잡아끌며 방 노태야 옆으로 가 함께 앉았다. 소비의 부드러운 앵두 같은 입술이 아직까지도 좀 떨리고 있는 걸 보니, 상당히 감동한 모양이었다.
방 노태야도 소비가 이렇게 눈에 보일 정도로 감동했다는 걸 똑똑히 봤지만, 일부러 모른 척해줬다.
방 노태야는 손수건으로 손을 감싼 후에 유병 하나를 집어 들었다. 그러고는 두 개의 간식 상자를 각각 소비와 남궁월 쪽으로 밀면서 너희도 얼른 먹으라며 재촉했다.
남궁월 앞에는 밀즙매괴우두가 담긴 상자가 놓였고, 소비 앞에는 유병이 담긴 상자가 놓였다.
방 노태야는 소비 앞에 있는 유병을 잠시 쳐다보며 속으로 말했다.
‘비아 저 녀석은 혁이랑 똑같이 토란을 싫어하지. 저런 걸 보면 남매가 맞긴 해…….’
남궁월은 미소를 머금고 두 조손을 쳐다봤다. 요새 같이 어울려 지내다 보니 소비도 방 노태야가 무슨 음식을 좋아하는지 알았고, 방 노태야도 소비가 무슨 음식을 싫어하는지 알게 되었다.
사람은 같이 지내보아야 알 수 있다더니, 정말로 옛말 중에는 틀린 말이 없었다.
세 사람은 방 안에서 시끌벅적하게 간식을 먹은 후, 잠시 후에 함께 점심을 먹었다.
남궁월과 소비는 식사를 하고 나서야 방 노태야에게 작별인사를 하고 청우각을 떠났다. 돌아갈 때 남궁월의 손에는 간식 상자 하나가 들려있었다.
* * *
이날, 태양이 아직 서쪽으로 떨어지기 전에 소혁이 돌아왔다.
남궁월은 놀랍기도 하고 기쁘기도 해서 눈을 깜빡거리다가, 무의식적으로 누호(*漏壺: 물시계)를 보고 지금이 신시(*申時: 오후 3시~5시)라는 걸 알게 됐다.
“아혁, 어찌 이리 빨리 돌아오셨어요?”
남궁월은 웃으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런 뒤 작아에게 눈짓을 보내자, 작아는 얼른 그녀의 마음을 알아채고 방에서 나갔다.
“낙월성에 유랑민들이 들어왔단 소식을 들었거든. 그래서 바로 돌아와서 보고 왔어.”
소혁은 남궁월의 손을 잡아끌고 같이 자리에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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