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90화. 보이지 않는 손해 (1)
‘설마…….’
소비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갓등을 쳐다봤다가, 소혁의 손가락 끝에 생긴 이제 막 아물기 시작한 작은 상처를 쳐다봤다. 그 순간, 이전에 느꼈던 불가사의한 기분이 이제는 당연하게 마음에 닿아왔다.
‘그랬구나. 이 등은 오라버니가 만든 거구나. 그래서 새언니가 이렇게나 좋아했던 거였어! 오라버니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새언니를 좋아하는구나. 그래서 새언니를 위해 직접 등을 만드는 법을 배웠던 거야. 그리고……. 앗, 잠깐!‘
소비는 등갓에 그려진 귀여운 어린 양들을 주시하다가, 순간 머릿속에서 어떤 생각 하나가 번쩍 떠올랐다. 그래서 다시 어린 양들을 쳐다본 뒤, 무언가를 생각하는 표정으로 말했다.
“새언니, 여기 그려진 어린 양들은 새언니를 가리키는 건가요?”
남궁월은 올해 계례를 치르게 되니, 태어난 해를 따져보면 남궁월이 양띠라는 걸 쉽게 알 수 있었다.
말없이 미소만 머금은 남궁월은 두 눈을 초롱초롱 빛냈다. 다른 사람은 모를 것이다. 아니, 봐도 모를 것이다. 하지만 남궁월은 등갓에 그려진 양들을 보자마자 거기에 담긴 뜻을 바로 알아챌 수 있었다.
그리고 소비도 남궁월의 눈빛에서 답을 얻었다.
그러니까 이 갓 면에 그려진 어린양들은 오라버니의 눈에 비치는 새언니의 모습이라는 뜻이었다.
소비는 재차 생동감 있게 그려진 어린 양들을 쓱 훑어봤다. 그 순간, 많은 것들을 알 수 있었다.
‘오라버니는 정말로 새언니를 좋아하고 있구나! 그리고 새언니는…….’
소비는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남궁월을 쳐다봤다. 남궁월은 갓등을 들고 다시 한번 한참 동안 이리저리 살펴보다가 고개를 들고 말했다.
“아혁, 제 오라버니께 등 만드는 법을 배우신 거예요?”
남궁월이 흑요석 같은 두 눈동자를 반짝반짝 빛내면서 소혁을 쳐다보자, 그 하얗고 아리따운 작은 얼굴 위로 달빛 같은 광채가 덮였다.
‘새언니는 정말로 아름다워!’
소비는 저도 모르게 속으로 감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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