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9화. 삼강오륜 (2)
편청 안에선 피부가 희고 깨끗하며, 마흔 살이 넘어 보이는 장 어멈이 두 사람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는 푸른색 항주비단으로 만든 배자를 입고, 동그랗게 묶은 머리에 옥잠을 꽂았는데, 무척 당당하고 품위 있어 보였다.
장 어멈은 남궁월과 소비가 각자 자리에 앉을 때까지 기다린 후, 공손히 두 사람에게 예를 올렸다.
“세자비와 큰아가씨를 뵙습니다.”
남궁월이 일어나도 좋다는 의사를 표하며 손을 들어 보이자, 장 어멈은 몸을 일으키고 이어서 말했다.
“소인이 이번에 황도에 온 목적은 첫째, 왕야의 말씀을 전달하기 위함입니다. 왕야께서는 세자와 세자비가 보낸 새해 선물이 마음에 드신다며, 세자의 효심을 알겠다고 하셨습니다!”
남궁월은 미소만 머금은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장 어멈이 천리 먼 길을 달려 온 이유가 이런 쓸데없는 말을 전하러 온 것이 아님을 알고 있었다.
아마 이다음에 하는 말이 이번에 그녀가 황도에 온 중요한 목적일 터였다.
그리고 역시나 남궁월의 예상이 맞았다.
곧바로 장 어멈이 이어서 말하는 소리가 들렸다.
“둘째, 왕야께서는 명청사로 가셔서 부인을 모시고 왕부로 돌아오셨습니다. 그런데 큰아가씨께서 왕부에 없는 걸 본 부인께서 딸을 몹시 그리워하시자, 왕야께서는 특별히 소인에게 큰아가씨를 남강으로 모시고 돌아오라고 분부하셨습니다.”
장 어멈이 간절한 표정으로 소비를 바라봤다.
‘소방 씨가 왕부로 돌아갔다고?’
남궁월은 조금 놀라서 어쩔 수 없다는 듯 웃을 뿐, 이번에도 말이 없었다.
곁에 있던 소비는 조금 복잡한 표정으로 우물거리면서 말했다.
“아버지께서…… 어머니를 모시고 돌아오셨다고?”
소비는 무척 혼란스러웠다. 처음에 그녀가 홀로 천리 먼 길을 달려 황도에 온 건, 큰 오라버니가 폐하께 간청을 올려 어머니 소방 씨의 고명을 되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길 바라는 마음 때문이었다.
그리되면 어머니는 명청사에서 고된 생활을 계속 할 필요없이, 정정당당하게 왕부로 돌아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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