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7화. 당해도 할 말 없다 (2)
한편, 백모소는 마음이 좀 불안했다.
두 시진 전, 소려자가 찾아와 남궁월이 복수각에 갔다고 알려 주었었다.
그런데 두 시진이나 지났으면 벌어질 일도 이미 다 벌어졌을 텐데, 한능부는 아직까지도 사람을 통해 좋은 소식을 보내오지 않고 있었다.
백모소의 계획은 완벽했으니 절대로 실패했을 리가 없었다. 설사 남궁월이 이번에 운이 좋다고 해도 빠져나올 수가 없는 계획이었다.
‘설마 폐하께서 체면 때문에 그 일을 덮으려고 함구령을 내리셨나? 그래, 그런 거겠지……. 머지않아 전하께서 기회를 봐서 내게 사람을 보내실 거야.’
백모소는 자리에서 일어나 내실 안을 서성였다. 초조해서 도무지 견딜 수가 없었다.
이때, 문 두드리는 소리가 나더니 벽흔이 내실로 들어와 살짝 예를 표한 뒤 말했다.
“아가씨, 서신이 도착했습니다.”
“서신이라고?”
벽흔이 목소리를 낮추고 말했다.
“백월 사람이 보내온 겁니다. 꼭 제 손으로 아가씨께 전달하라 했습니다.”
‘백월 사람이라고? 그럼 파의가 보낸 사람인가?’
백모소는 봉투를 열고 서신 말미에 찍힌 인장을 대조해 본 후, 파의와 약속했던 기호까지 확인을 다 마친 뒤에야 서신을 읽었다. 그러고는 이내 냉소하며 말했다.
“진짜 하나도 쓸모가 없네.”
벽흔이 망설이다가 입을 열었다.
“아가씨?”
백모소는 잠시 침음을 하다가 말했다.
“다들 날 따라와. 다녀올 곳이 생겼어.”
그렇게 말한 백모소가 앞장서서 내실 밖으로 나갔다.
파의의 서신에는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며, 백모소와 만나 대책을 세우고 싶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 * *
백모소는 여종들을 데리고 약속장소에 도착했다. 그곳은 연우각 뒤편에 있는 류방재(流芳齋)였다.
연우각이 백월 사신들의 거처로 배정받은 상황이라, 현재 류방재는 텅 비어 있어 평소에는 다른 사람들도 갈 일이 없었다. 게다가 외지고 조용한 곳이라서 저번에 백모소와 파의도 여기서 만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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