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6화. 우승 (3)
한 시진 뒤, 국자감은 또 한 번 들썩였다. 백월 성녀 파의가 또다시 대유 규수를 이기고 서법 시합에서 우승을 차지한 것이다.
이때 황제의 얼굴은 거의 검어지다시피 했다. 그는 더는 추수각에 머물고 싶은 마음이 없어져서, 차갑게 콧방귀를 뀌곤 소매를 떨치며 국자감을 떠났다.
오늘의 시합이 끝나자, 사람들도 연이어 국자감을 떠났다. 그리고 그중에서 사동처럼 보이는 한 사내아이가 급히 국자감과 대각선으로 마주해 있는 다루로 달려갔다.
다루의 점소이는 사동을 알아보고 일부러 인사를 하거나 맞이하지 않고, 사동이 2층으로 쪼르르 달려가도록 내버려 두었다.
“공자…… 공자!”
사동이 숨을 헐떡이며 보고를 올렸다.
“배, 백월 성녀가 또 서법 시합에서 우승했습니다!”
이때 다루의 2층엔 젊은 국자감 학생들이 함께 모여 있었다. 그들은 며칠 동안 국자감에 들어가 시합을 관전할 수 없었기에, 국자감 밖에 있는 이 다루 안에서 만나기로 약속했었다.
수십 명의 젊은 공자들은 사동이 보고한 소식을 듣자마자 그 자리에서 멍한 표정을 지었다. 순식간에 2층 전체가 들썩거리기 시작했다.
“어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단 말이냐!”
각진 얼굴의 공자가 탁자를 탕 내리치며 벌떡 일어섰다.
“그림에서도, 서법에서도 백월 성녀가 우승했다고? 우리 대유가 백월에게 순식간에 우승자 자리를 두 번이나 내주었단 말이냐!”
국자감에서 배운 것이 없었다면, 각진 얼굴 공자는 아마 시합에 나간 대유 규수들을 맹렬히 비웃고 비난했을지도 몰랐다.
그때 흰 얼굴의 공자가 물었다.
“아연(阿硯), 백월 성녀가 대체 무슨 글을 썼기에 우승을 한 게냐?”
그 공자가 알기로 서법의 심사위원 중에는 국자감의 서법 선생인 왕 대사뿐만 아니라, 한림원의 유 대인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 두 사람 모두 다른 이가 쉽게 다가갈 수 있을 만 한 분들이 아니었으며, 강직하고 완고한 성격이라 쉽게 갑등 점수를 주지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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