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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7화. 신복(信服) (2)

557화. 신복(信服) (2)

소혁이 병사들을 이끌고 부중성을 강공했다는 소식은 사흘 뒤 정오에 진남왕의 귀에 들어갔다.

“그 불효자 놈이! 눈앞의 성공과 이익에만 급급해서 대책 없이 덤벼드는구나!”

진남왕은 손에 들린 군보를 읽다가 참지 못하고 탁자를 탕 내리치며 버럭 성을 냈다.

“군량과 화살 보급을 끊었는데도 철수를 안 하겠다니! 그런 상황에 부중성 공격을 강행해? 이게 죽음을 자초하는 일이 아니고 뭐란 말이냐!”

“왕야, 아니면 소관이 지원군을 이끌고 합류할까요?”

군보를 받아온 송효걸이 진남왕을 떠보며 물었다.

“됐다!”

진남왕은 화가 나 생각도 안 하고 말을 내뱉었다. 하지만 말을 하자마자 그는 곧 후회했다. 이래저래 머릿속이 복잡했다.

그는 그 불효자 놈이 호되게 당해 교훈을 얻게끔 내버려 둬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자신이 지원군을 보내지 않으면 정말로 사달이 날 것만 같았다.

아무리 소혁이 불효한다 해도, 소혁은 진남왕 자신의 적장자였다.

진남왕이 망설이고 있는 와중에 문밖에서 누군가가 보고하는 소리가 들렸다.

“왕야, 왕비께서 뵙기를 청하십니다.”

그 순간 진남왕은 부드러운 표정을 짓더니, 군보를 옆에 놓고 말했다.

“어서 안으로 모시거라.”

잠시 후, 찬합을 든 소방 씨가 나긋나긋한 자태로 들어왔다. 소방 씨는 금색 박쥐무늬가 들어간 연청색 대섶 배자와 함께, 백색 박쥐무늬가 수놓인 하얀 치마를 입고 있었다.

새카만 머리카락은 말목 모양으로 묶었으며, 머리에는 박쥐무늬가 들어간 백옥 여의잠을 비스듬하게 꽂았는데, 그 모습이 꽤 품위 있고 맵시 좋게 보였다.

송효걸은 소방 씨가 들어오자마자 공수하며 말했다.

“왕야, 소관은 먼저 물러가보겠습니다.”

그러자 진남왕은 가보라는 듯 손을 휘휘 저었다.

송효걸은 속으로 한숨을 쉬며 소방 씨에게도 예를 표한 뒤에서야 서재를 나왔다. 그러곤 복잡한 심정이 담긴 표정으로 고개를 돌려 서재를 쳐다봤다.

“신첩, 왕야를 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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