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6화. 못다 이룬 염원 (1)
선별하고 탈락하기를 반복하다 보니, 이제 투국대 위에는 열 분(盆)의 국화만 남게 되었다.
안왕은 만족해하며 단상 위를 한 번 왔다 갔다 한 뒤, 십장주렴을 1등, 녹목단을 2등으로 뽑았고, 남궁월이 올려 보낸 좌비선자를 3등으로 뽑았다.
예상지 못한 결과에 백합과 작아는 신이 났다. 반면 장이임은 3등으로 뽑힌 좌비선자가 남궁월의 것일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해 놀라면서도 분노했다.
장이임이 놀란 건 남궁월이 국화를 좌비선자로 바꿨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혹시 남궁월이 뭔가를 미리 알고 꽃을 바꾼 게 아닐까 하는 의심까지 들었다. 그녀는 남궁월이 어부지리로 이득을 봤다고 생각해 분노했다.
‘역시 남궁월은 교활하고 음흉해! 당당한 공주인 사촌 언니도 남궁월 때문에 꽃다운 나이에 죽었잖아! 앞으로 나도 조심해야겠어…….’
장이임은 심호흡을 하며 감정을 가라앉히려고 노력했다.
뒤이어 은국공 부인이 3등 상품을 가져오라 명했다.
국왕의 상품은 미인상국도(美人賞菊圖)였는데, 이 그림은 전대 황조의 유명한 화백인 이염(李閆)이 그렸다고 전해졌다. 그림의 대가 이염은 한평생 대부분 산수화를 그렸는데, 이 미인상국도는 그가 그린 그림 중 유일한 인물화라서 후세까지 전해질 정도였다. 그래서 천금을 준다 해도 얻을 수 없는 귀한 그림이었다.
2등 상품은 고금(古琴)이었는데, 당대의 유명한 고금 제작의 대가가 만든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남궁월이 받은 상품은 정교한 자수가 놓아진 두 폭으로 된 병풍으로, 자수의 대가 현 낭자가 수놓아 만든 것이라고 했다. 현 낭자는 이미 산속으로 들어가 세속과 인연을 끊었다고 하니, 이 병풍 역시 희귀한 물건이었다.
세 상품이 등장하자 그 자리에 있던 여자 손님들도 저마다 소곤거리기 시작했다. 그러곤 다들 앞으로 나와 상품 주변에 모여서 감상을 했다. 덕분에 이번 투국에서 뽑힌 1등, 2등, 3등의 주인 역시 모두의 관심 대상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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