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7화. 기쁨과 근심 (1)
남궁월은 마침 창가 앞 연탑에 기대어 앉아 멍하니 창밖 풍경을 감상하고 있었다. 그리고 연랑에게서 이 소식을 듣자마자 찬물을 뒤집어 쓴 듯 정신이 확 돌아왔다.
전생에서 이맘때쯤 남궁월은 외조부 임정진의 집에서 머물고 있었고, 급계가 되기 직전에서야 남궁부로 돌아왔었다. 그리고 그때 당시 황도의 야광주(*夜光珠: 밤에도 빛을 내는 구슬)와도 같던 남궁옥은 오래된 불상처럼 규방에만 틀어박혀 있었다.
‘그럼 그때도 설마 건안백부가 혼사를 파기한 일이 있었던 걸까?’
하지만 남궁월은 얼른 이 추측을 머릿속에서 지워 버렸다. 그녀가 아는 백부 남궁진의 성격상, 그는 절대 이런 일로 딸 남궁옥을 버릴 리가 없었다.
‘그럼 대체 무슨 일 때문에 그랬던 거지?’
남궁월은 더 이상 생각할 여유가 없어 얼른 몸을 일으키며 물었다.
“어머니께서는 괜찮으셔?”
그녀는 임씨의 성격을 잘 알고 있었다. 임씨는 분명 이 일로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자책하고 있을 게 확실했다.
연랑이 분개하며 말했다.
“아가씨, 둘째 부인께선 화가 나시기도 했지만 많이 괴로워하시고 계십니다. 이 일을 큰나리와 큰아가씨께 어찌 알려야 할지 정말 막막합니다.”
“어머니께 가 봐야겠다.”
남궁월은 옷매무새를 정리한 뒤, 연랑을 따라 천운원으로 갔다.
* * *
임씨의 얼굴을 보니, 그녀는 며칠 밤 내내 잠을 못 이룬 것 같았다. 얼굴에는 그늘이 져 있었고, 꽃잎 같던 입술은 하얗게 질린 데다 메말라 있어 너무나 초췌해 보였다.
남궁월은 걱정스러운 얼굴로 다가가 조용히 그녀를 불러보았다.
“어머니…….”
딸이 보이자 임씨는 그제야 조금 기운이 났다.
“월아, 난 괜찮으니 걱정 말거라.”
그녀의 말과 달리, 임씨는 전혀 괜찮지 않았다. 남궁부에 돌아온 임씨는 사람을 시켜 정 어멈의 말이 사실인지 알아보게 했다. 그 결과, 정 어멈의 말처럼 남궁부의 큰아가씨가 건안백부 배 세자와 혼인한다는 사실을 황도 사람들은 거의 대부분 다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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