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12화. 날 휴처하겠다고요?
염금남은 입을 떡 벌린 채 소혁을 부르려고 했으나 말이 나오지 않았다. 생각할수록 두려워졌다.
청당에는 염금남 혼자만 남아 있었다.
그는 그 자리에 한참 동안 가만히 서 있다가 뒤늦게야 벽소당을 떠났다. 벽소당에 왔을 때보다 더 마음이 무겁고 갑갑했다.
따그닥, 따그닥, 따그닥…….
그는 흑마를 몰면서 염부로 내달렸다. 마음이 불안해서인지 얼굴에는 혈색이 조금도 없었다.
소혁의 위협에서는 그의 뜻이 잘 나타나 있었다. 만약 그가 이번 일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다면, 소혁은 이 빚을 그에게 걸어 놓고 그의 군직을 앗아간 다음 고향 집이 있는 원안성으로 내쫓을지도 몰랐다.
염금남은 이제야 ‘아내가 현명하면 남편이 화를 적게 입는다.’라는 옛말이 있는 것도 이해가 갔다.
‘우리 염가가 조씨 그 망할 여편네 때문에 다 죽게 생겼구나! 세자께선 평소에도 눈에는 눈, 이에는 이로 복수하는 분이시다. 예전에 그 방가 삼방이랑 안가가 당한 일들을 보면 알 수 있지. 그 두 가문은 왕부의 인척이기라도 했지, 우리 염부는 두 가문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지 않은가? 어쩌면 이번 일로 우리 염씨 일족이 다 죽을지도 모른다!’
염금남은 생각할수록 조마조마하고 두려웠다. 이런 마음은 그가 염부에 돌아왔을 때 최고조에 달해 있었다.
노기충천한 그는 곧장 본채로 가서 염 부인을 찾았다. 그러고는 방에 하인들이 있는 것도 무시하고 직접적으로 대놓고 힐문했다.
“조씨! 내 묻겠소. 손씨의 죽음은 어찌 된 일이오?”
염 부인은 깜짝 놀랐으나 태연자약하게 대답했다.
“상공, 이미 다 말씀드렸잖습니까. 손씨는 심질로 급사했다고요…….”
“심질로 급사했다고?”
염금남이 코웃음을 치고 살벌한 표정을 지었다.
“잘도 심질이라는 말을 꺼내는군. 아직도 날 속일 셈이오?”
“상공, 왜 이러십니까?”
염 부인이 눈을 번뜩이고 염금남을 노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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