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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98화. 신부를 배웅하다

1698화. 신부를 배웅하다

오늘 새 신부는 모두의 관심을 받는 사람이었다. 불시에 한기하를 보러 온 부인과 규수들이 찾아오자, 남궁월과 원옥이도 한기하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 못하고 손님들과 인사말을 나누며 응대하느라 바빴다.

어느새 멀리서 폭죽 터지는 소리와 징과 북 치는 소리가 점점 크게 들려오자, 곧 누군가가 큰 목소리로 외쳤다.

“꽃가마다! 꽃가마가 왔다!”

이 뒤의 모든 과정은 순서대로 하나하나 진행되어 갔다.

붉은 길복을 입은 새신랑과 새신부는 함께 임정진을 향해 세 번 절한 다음, 정중하게 웃어른께 작별 인사를 고했다.

길시가 되자, 신랑 측 전복인이 서둘러서 새 신부를 꽃가마에 태워야 한다고 재촉했다.

그러자 한회군이 직접 한기하를 등에 업고 꽃가마에 태워 주러 다가왔다.

이 순간 한씨 남매는 마음이 좀 복잡해졌다.

한회군은 자신에게 직접 누이동생을 업어 시집보낼 기회가 오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고, 한기하 역시 그러했다.

오라버니의 넓은 등에 업힌 한기하의 몸이 그가 걸어갈 때마다 살짝씩 흔들렸다. 갑자기 한기하의 눈시울이 축축하게 젖어 들더니 금방이라도 눈물이 떨어질 것만 같았다.

그렇게 그녀는 파밧 파밧 터지는 폭죽 소리를 들으면서 꽃가마에 탔다.

한기하의 모습이 꽃가마 안으로 사라지고, 가마꾼들이 꽃가마를 들어 올리면서 어느새 천천히 멀어져 갔다.

그 모습을 보고 있던 원옥이가 손수건을 꺼냈다. 어느새 눈물이 뺨을 타고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그녀가 아쉬운 마음에 말했다.

“월아, 기하는 행복하게 잘 살겠지?”

원옥이의 그런 모습에 남궁월의 마음 깊은 곳에 있던 감동이 흩어졌다. 남궁월이 웃음을 금치 못하고 호기롭게 말했다.

“부 공자가 감히 기하한테 못되게 굴면, 제가 바로 아혁에게 때려 주라고 할 거예요!”

훌쩍이고 있던 원옥이도 그 말에 풋, 하고 웃음을 터트렸다.

남궁월은 일부러 목소리를 낮춰, 원옥이의 귓가에 대고 놀리는 투로 말했다.

“옥이 언니, 다음은 언니 차례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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