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36화. 흉계 (1)
황혼이 되자 하늘이 어두워지기 시작하면서 가랑비가 내렸다.
비는 사흘 내내 왔다.
밖에 나가 놀 수 없게 된 어린 소욱과 두 고양이는 답답하게 방 안에서만 지내느라 몸이 축 쳐져서 말할 기운도 없었다.
그렇게 10월 초여드레 날이 됐다. 그러나 비는 아직도 멈출 기미가 없어 보였다.
이날 아침 일찍부터 주흥이 황도에서 왔던 서신들을 다 정리해 작은 서재에 있는 남궁월에게 보냈다.
요 며칠 동안 갈 곳이 없었던 소욱은 매일 방 안에서 각종 사무를 보고 있는 어머니와 ‘함께 있어’ 주었는데, 오늘도 예외가 아니었다.
귀여운 고양이 옷을 입은 소욱은 장모로 된 융단 위에 엎드려 작은 서재 안을 기어 다니면서, 민첩하게 등나무 공을 잡으려 다녔다.
딸랑, 딸랑…….
작은 공이 굴러갈 때마다 나는 맑은 방울 소리에 적막한 작은 서재에 활기가 생기는 듯했다.
소욱은 등나무 공을 줍고 어머니 곁으로 기어가, 손에 들고 있는 공을 흔들면서 기대가 담긴 얼굴로 어머니를 올려다봤다.
그 얼굴은 꼭 이렇게 말하고 있는 것 같았다.
‘어머니, 저랑 같이 놀아요!’
남궁월이 공을 받아 휙 던져 주자, 소욱은 신이 나서 얼른 몸을 돌려 공을 따라갔다.
민첩하게 공을 따라가는 아이의 뒷모습은 꼭 통통한 큰 고양이 같아서, 한쪽에서 보고 있던 작아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미묘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남궁월은 다시 서안 위에 쌓아 놓았던 서신들을 보았다. 다 읽은 서신들이 한 장 한 장 쌓였다.
남궁월은 서신들을 대충 훑어보고 있었지만, 규랑과 공군왕부가 친밀하게 왕래하고 있었다는 정보를 금방 알아챘다.
백월의 1왕자 규랑은 황도에서의 입지가 실로 미묘하다고 할 수 있었다. 그러니 황도에 있는 대부분의 관저에선 감히 그와 왕래할 엄두도 못 냈을 것이다.
그래서 공군왕부와는 자주 왕래했다는 게 더욱 눈에 띄었다.
서신을 넘겨보던 남궁월의 동작이 멈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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