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화. 버림받다 (2)
잠시 후, 소경평과 여진, 여형이 타고 있던 배도 육지에 닿았다.
운성 장공주의 맏며느리 손씨는 이미 사람들을 데리고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는 배에서 내리는 세 사람을 힐끔 살펴보았다. 그러다 소경평의 옷에 시선이 간 순간, 손씨의 눈에 경멸하는 빛이 깃들었다. 하지만 손씨는 크게 티내지 않고 무표정한 얼굴로 서 있을 뿐이었다.
“종고모님.”
남궁옥은 불쾌한 감정을 누르고, 소경평에게 가 그녀를 부축해 주었다.
손씨도 앞으로 한 발짝 다가가 격식에 맞게 말했다.
“여 세자, 여 소저, 그리고 소 소저. 세 사람 다 무사해서 참 다행이네. 행우(杏雨), 표설(飄雪), 너희는 얼른 여 소저와 소 소저를 모시고 동쪽 옆 뜰에 있는 곁채로 가 옷을 갈아입혀 드리거라.”
그녀는 곧바로 늙은 여종에게도 분부를 내렸다.
“진 어멈, 넌 여 세자를 앞마당에 있는 객방으로 모셔가거라.”
“예, 큰부인.”
여종 두 명과 늙은 여종은 대답을 하고 두 갈래로 나뉘어 세 사람을 데려갔다.
여형은 여종을 따라가기 직전에 다시 한번 언짢아하는 눈으로 소경평을 노려보았다.
정말 염치라고는 없는 여인이었다. 설령 물에 빠져 죽을 것 같아도 본인의 정결과 명예를 끝까지 지켜야지, 어디서 천박하게 사내의 몸에 달라붙는단 말인가.
그는 화가 나 씩씩거리며 진 어멈을 따라 앞마당으로 갔다.
“정말 감사합니다, 부인.”
남궁옥은 손씨에게 감사드린 뒤, 남궁월과 남궁림을 데리고 함께 소경평을 따라 갔다.
다른 규수들이 공주부의 두 여종을 따라가자, 따가운 눈으로 그녀들을 탐색하던 시선들도 점점 멀어졌다. 그러자 마침내 여진이 가슴 속 분노를 참지 못하고 소경평에게 소리쳤다.
“이 못된 계집! 물에 빠지려면 혼자 빠질 것이지, 어디서 감히 흑심을 품고 나까지 끌어들여?”
소경평이 에취 하고 가볍게 재채기를 한번 하더니, 억울하단 표정으로 여진을 보며 변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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